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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View] '대박' 난 인도의 버스 예매사이트는 귀향전쟁 벌인 엔지니어 고충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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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View] '대박' 난 인도의 버스 예매사이트는 귀향전쟁 벌인 엔지니어 고충의 산물

입력
2013.05.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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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오래 전부터 익숙한 버스표 예매시스템이 인도에서는 엄청난 사업인 모양이다. 파닌드라 사마가 2007년 설립한 버스표예매사이트 레드버스(www.redbus.in)는 지난해 약 750만장의 버스표를 판매했다. 2011년 2,500만달러(28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도 올해는 1억1,000만달러(1,200억원)로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단한 신장세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단순하기만 한 이 사업은 사마의 개인적 고충에서 탄생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인 방갈로르에서 미국 반도체 제조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그는 2005년 10월 힌두 3대 축제의 하나인 디왈리 축제를 앞두고 고향으로 가기 위해 버스표를 구하려 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사마는 "방갈로르에서 600㎞ 떨어진 고향 하이데라바드로 가려면 버스를 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버스회사와 여행사 등에 수십번 전화를 했지만 '남은 버스표가 없다' '기다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고향으로 가는 것을 포기했다. 당시 인도에서 버스표를 구하기 위해서는 전화를 하거나 현장에서 줄을 서야 했다. 사마는 "인터넷 예매만 가능하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될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친구들과 이야기했더니 한결 같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마는 고민 끝에 2007년 대학 동기 2명과 함께 인터넷에서 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는 레드버스를 창업했다. 사마는 "처음에는 버스 회사들에 먼저 연락해 그들의 정보를 웹사이트에 제공할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다들 회의적으로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으며 좌석을 원하는 사람을 찾은 뒤 버스 회사에 연락해 좌석을 문의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고 관광객 등 버스표 예매 수요가 크게 늘면서 레드버스와 계약하려는 버스 회사들이 급증했다. 현재 135개의 버스 회사와 연결해 7,000개의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25개주에 26개의 사무실과 7개의 콜센터를 두고 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500여명에 이른다.

버스 이용과 관련한 불만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사마는 "정류장이 일정하지 않아 버스를 놓쳤다거나 버스의 과속 운전과 폭력 등을 나무라는 글이 게시판에 자주 올라왔다"며 "각종 고충들을 버스 회사와 정부에 건의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방갈로르와 북부 구자라트 사이에 운행 버스가 없다는 고객들의 지적을 버스 회사에 전해 관련 노선 10여개를 신설하게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이 닥치거나 벽에 부닥칠 때 그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행복을 느꼈다"며 "레드버스도 처음에는 매우 작은 문제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좀더 편리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레드버스는 인도 정부가 선정한 차세대 IT 기업 2위에 올랐고 미국 경제 전문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세계 혁신 기업 50위 안에도 포함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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