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CJ그룹의 비자금 조성 관련 차명계좌 수백 개가 포착된 우리은행에 대해 특별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검찰로부터 우리은행에 개설된 CJ그룹 차명계좌 내역을 전달받아 다음주부터 우리은행에 대해 특별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검찰은 CJ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차명계좌 수백 개가 개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검찰이 압수수색 한 신한은행에 대해선 검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CJ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만 특별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J그룹의 시세조정 등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도 이뤄지는 만큼 차명계좌와 관련된 증권사들에 대한 특별 검사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30일 금감원에 시세조정 관련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를 요청한 바 있다.
금감원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발견한 수백 개의 CJ 차명계좌를 넘겨받은 만큼 우리은행 조사에서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이 CJ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실명제 위반 혐의가 있는 계좌를 발견해 우리에게 건넨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내용인 만큼 우리은행 직원이 차명계좌 개설에 도움을 줬는지, 은행 차원의 내부 통제가 있었는지 등을 검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사 과정에서 금융실명제법 위반이 드러나면 우리은행은 물론 관련 임직원도 제재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2008년 2월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의 이유로 기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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