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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최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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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최대 변수는?

입력
2013.05.3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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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치러질 대한불교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전이 슬슬 달아오르고 있다. 총무원장 후보 하마평에 오른 7, 8명 스님들의 물밑 선거전이 이미 시작됐고, 출마를 표명한 스님도 나타났다. 총무원장 선거는 10월 10일 치러지며, 전국 24개 교구 본사 240명(교구별 10명씩)과 중앙종회의원 81명 등 총 321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선출한다.

조계종 내 종책모임(계파)이 공식적으로 해체되긴 했지만 화엄회(법화회)ㆍ무차회ㆍ무량회ㆍ보림회 등 4대 계파에서 총무원장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차회에서는 보선(67ㆍ전 종회의장) 스님이 최근 출마 의사를 밝혔다. 무량회에서는 법등(65ㆍ전 호계원장) 스님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정련(71ㆍ동국대 이사장, 원로의원) 수불(60ㆍ안국선원장, 범어사 주지) 정우(62ㆍ구룡사 회주) 스님도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후보 하마평에 오른 영담(62ㆍ석왕사 주지) 정념(57ㆍ월정사 주지) 종열(60ㆍ전 화엄사 주지) 스님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의 최대 변수는 현 총무원장 자승(59) 스님의 재선 출마 여부다. 지난해 5월 백양사 승려 도박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자승 총무원장의 연임은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백양사 방장 선출을 둘러싼 세력 다툼 속에서 터진 승려 도박사건은 자승 총무원장에게 타격을 주었다. 특히 룸살롱 출입 의혹 등으로 도덕성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로 인해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자승 총무원장은 "재임에 관심이 없으며 남은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재임 관련 질문에 "추석 전 7, 8월의 밤나무는 흔들어야 떨어지지만 9월 추석이 지난 밤알은 때가 되면 저절로 떨어진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때가 되면 자연히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총무원 집행부 스님들은 "자승 총무원장이 절대로 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자승 스님이 '조계종의 대통령'이라는 총무원장의 연임을 포기할지는 아직 안개 속이다.

이런 가운데 명진(63ㆍ전 봉은사 주지) 스님이 최근 "자승 총무원장이 연임 포기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며 "만일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분이 선거에 나온다면 당락과 관계없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자승 총무원장의 연임을 막을 '저격수'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명진 스님은 지난해에도 자승 총무원장과 만나 "총무원장 직에 연연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진 스님은 최근 조계사 인근 오피스텔에 총무원장 선거를 대비해 사무실을 마련했는데 공교롭게도 자승 총무원장이 속한 종책 연구 모임 '화엄광장'(조계종 최대 계파 화엄회의 후신)의 바로 옆방이다. 자승 총무원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자승과 명진 스님의 질긴 인연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관악산 연주암 주지였던 자승 스님은 명진 스님을 선원장으로 모셔 친형제처럼 지냈다.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개혁 주체 세력이었던 명진 스님이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자승 스님을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이들의 관계는 금이 갔다. 총무원장이 된 자승 스님이 2010년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 스님을 내쫓았다. 불교운동권 출신인 명진 스님이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고 운동권에 재정 지원을 하자 정부ㆍ여당의 외압으로 쫓겨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조계종 스님은 "자승 스님의 출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명진 스님이 대항마로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총무원장 선거가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됐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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