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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주범들 40여년 만의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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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주범들 40여년 만의 사죄

입력
2013.05.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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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전범 재판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대학살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1970년대 동족 170만명을 살해한 킬링필드와 관련해 법정에서 사과한 것이다.

AP통신은 3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유엔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에서 누온 체아와 키우 삼판 등 크메르루주 지도자 두 명이 당시 피해자 가족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표현하면서 공식 사과했다고 31일 보도했다. 크메르루주 정권은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캄보디아를 통치하면서 '농업 이상향을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170만명을 학살했다. 하지만 크메르루주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동족 살해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발뺌해왔다. 그러나 30일 재판에서 크메르루주의 이념 창시자이자 2인자였던 누온 체아는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그때 일어난 일이 매우 유감스럽고 후회스러우며 나는 도덕적으로 책임이 있다"면서 법정을 메운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누온 체아는 전쟁 범죄 및 반인간성 범죄로 기소된 상태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당시 국가 수반 키우 삼판도 "크메르루주 시절 캄보디아 국민에게 가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후회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다만 키우 삼판은 "당시 나는 정권의 허수아비에 불과했으며 밖에서 저질러진 살인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며 자신의 책임은 부인했다.

2011년 6월 시작한 유엔의 크메르루주 전범 재판에서는 두 사람 외에 당시 외무장관 이엥 사리와 그의 아내이자 사회장관이었던 이엥 티리트 등 네 명이 기소됐다. 크메르루주의 두목인 폴 포트는 1998년에, 이엥 사리는 올해 3월에 각각 사망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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