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복귀를 위한 첫 번째 관문에서 살아남은 레슬링이 2라운드 경쟁에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을 선정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9월7~10일)까지 100일 가량 남았다. IOC는 지난 30일 2020년 올림픽 후보종목으로 선정된 레슬링과 야구ㆍ소프트볼, 스쿼시 중 투표를 통해 한 종목만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다.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쉰 레슬링계는 러시아를 필두로 계속해서 올림픽 복귀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라의 이름을 걸고 레슬링 살리기에 나서라"라고 주문, 러시아에서는 레슬링의 올림픽 복귀가 국가적인 염원으로 자리잡았다. 러시아는 미국과 손을 잡고 표심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국 월가에서도 레슬링의 복귀를 염원하며 30억원을 활동 자금으로 내놓은 바 있다. 한 레슬링 관계자는 "러시아가 IOC 집행위원들에게 물량 공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국가 출신의 IOC 위원이 가장 많기 때문에 표심 잡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계 레슬링계는 '레슬링 퇴출 반대'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러시아 등은 100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수 천만명이 서명한 내용들이 9월 총회가 열리기 전에 IOC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30만명 이상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국제레슬링연맹(FILA)은 내부 단속도 중요하다. 11년간 FILA의 수장 라파엘 마르티네티가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이사진으로 그대로 남아있다. '부패의 인물'로 낙인 찍힌 마르티네티 전 회장이 분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직의 안정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레슬링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자구적인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레슬링은 경기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2분 3회전을 3분 2회전으로 바꿔 다시 총점제로 돌아갔다. 그리그 공격적인 경기를 위해 패시브 룰을 크게 바꿨고, 기존의 남자 두 체급을 줄이는 대신 여자 자유형의 체급 증대로 남성 중심의 스포츠라는 이미지 탈피도 시도했다.
대한레슬링협회에도 주문이 떨어졌다. FILA에서 이건희 IOC 위원과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FILA는 모든 채널을 동원해 IOC 위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올인할 계획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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