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내 외국계 회사에 입사한 김영신(가명ㆍ30) 씨. "입사 첫날 동기들 앞에서 커밍아웃했다. 하지만 별 일 없었다. 대학 다닐 때도 커밍아웃했다. 편해지고 싶더라. 20대 남성의 대화라는 게 대부분 연애담 아닌가. 그런 질문을 계속 받는 게 힘들더라.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래 함께 지낼 사람들인데 '여자친구 있냐'고 물을 때마다 거짓말해야 하나. 지금도 별 탈없이 잘 지내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라 그렇다는 이도 있지만, 모두 한국 사람들이다. 커밍아웃 하면 불이익이나 따돌림을 당할 거라고 걱정들을 한다. 하지만 청소년기라면 몰라도 성인은 다르다. 다들 상식을 가지고 있다. 성 정체성은 자아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드러내는 게 옳고, 또 좋다."
#페미니스트 1호 가수이자 레즈비언인 지현 씨. "나는 운이 좋았다. 2007년 부모님께 커밍아웃했더니 힘들 거라며 격려해 주시더라. 음악 시작한 지 17년 됐다. 홍대에서는 동성애자 무시하면 무식한 사람 된다. 지금은 여성학 박사 과정을 밝고 있다. 강사 중에도 성소수자가 몇 분 있다. 커밍아웃 이후 가장 좋은 건 거짓말을 안 해도 된다는 거다. 거짓말 한번 시작하면 계속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존감도 많이 다친다. 내가 커밍아웃하던 2007년에도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이슈였다. 종교계 반대가 격렬했다. 나는 투쟁의 관점에서 커밍아웃했다. 하지만 남에게 강권하지는 않는다. 이후의 삶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밍아웃하기 편한 사회가 되려면 커밍아웃 하는 사람이 많아질 필요는 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곽이경 위원장은 "커밍아웃은 물론 용기 있는 행동이지만 안 한다고 비겁하달 순 없다. 커밍아웃 않고도 나름대로 잘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아직 한국사회는 커밍아웃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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