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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첫 장편영화 '마이 라띠마' 개봉 앞둔 감독 유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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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첫 장편영화 '마이 라띠마' 개봉 앞둔 감독 유지태

입력
2013.05.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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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감독 편견투자받기 오히려 더 어려워관객은 영화 자체로 평가할 것배우·감독으로 할리우드 진출 꿈15년 전부터 구상한 성장영화이주여성의 피폐한 삶 그리고그를 사랑하는 청년의 성장 담아저예산 불구 고퀄리티 심혈'유집태'의 집념 혹은 꿈바람직한 제작환경 만들기 위해스태프 전원에 인센티브 지급롯데·CJ 등도 투자할 수 있도록저예산 영화도 경쟁력 키워야

꿈에 이끌리고, 꿈을 이야기하고, 꿈에 붙들리고, 꿈이 스러지고…. 영화판만큼 꿈이란 말이 차고 넘치는 공간도 드물 듯하다. 숱한 꿈들의 무덤, 그래서 열정을 머금은 꿈이 더 빛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단단한 꿈을 안고 쉼 없이 도전하며 스스로를 성장시켜 온 배우 겸 감독 유지태(37)가 첫 장편 연출작 '마이 라띠마'(6일 개봉)로 관객과 만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란 세 마디로 사랑의 덧없음을 가슴 저리게 전하던 순수 청년('봄날은 간다'), 억울하게 죽은 누이를 위해 섬뜩한 복수극을 펼치는 냉혈한('올드 보이'). 대중이 극한을 오가는 연기를 통해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배우 유지태'에 주목하는 동안, 그는 '자전거 소년'(2003)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2005) 등 네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며 조용히 '감독 유지태'의 꿈을 키워왔다.

'마이 라띠마'는 불법체류자가 된 결혼이주 태국 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와 가족도 직업도 없이 밑바닥을 전전하는 수영(배수빈)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축으로, 우리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세밀하게, 때로는 몽환적으로 담아냈다. 만듦새는 다소 투박하지만, 묵직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돋보인다. 올 3월 프랑스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태국어로 '새로운 삶'을 뜻한다는 영화 제목처럼 감독으로서 새로운 삶의 첫 발을 내디딘 유 감독을 지난 27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만났다.

-감독으로서 첫 개봉을 앞둔 심경은 어떤가요?

감격스러워요. 워낙 오랜 기간 제작을 하다 보니 개봉에 대해선 잊고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영화를 잘 완성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는데, 극장에 포스터가 걸리고 트레일러(예고편)가 만들어지고 시사회가 열리고 이런 광경을 보면서 정말 진한 감동을 느꼈어요. 이쯤 되면 별 두 개도 감사해요. 영화를 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죠.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 하는 분들은 그 기분 아실 거예요. 기사나 댓글 보면서도 일희일비는 안 해요. 좋은 평가든 나쁜 평가든 그걸 통해 한번이라도 더 알려지니까. 마케팅 비용이 보통 상업영화의 30분의 1밖에 안 되거든요. 기대 관객 수요? 20만 명!(손익분기점은 12만 명)

-관객에게 보내는 친필 편지에 "영화의 훌륭한 퀄리티를 보고 기업의 많은 예산으로 만들었다고 오해하지 말라"고 유머러스하게 썼던데.

유머 아니고 진짜예요.(웃음) 저예산 영화지만 상업영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한 테크닉을 구사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후반작업 때 한 달 동안 그 어두컴컴한 편집실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한 컷 한 컷, 주인공들 얼굴, 배경 하나하나까지 다 만졌어요.

-그동안 함께 작업한 감독들 가운데 영향을 받은 분이 있나요?

제가 카메오, 조연 다 합쳐서 22편을 했는데, 모든 분들이 다 저의 선생님이죠. 영화는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우, 스태프들과 잘 소통하려면 철저하게 계산하고 준비해야 해요. 그런 부분은 박찬욱 감독님에게 배웠어요. 허진호 감독님은 배우 이전에 사람을 유심히 관찰해요. 그래서 '봄날은 간다'는 실제 저의 모습이 많이 투영된 작품이에요. 사람은 누구나 향기가 있거든요. 그런 향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아침에 보니 '모델돌이 대세다'라는 기사가 떴는데, 저도 1세대로 언급됐더군요. '모델 출신'이란 꼬리표를 떼느라 저도 정말 힘들었고, '쟤 연기 못해' 이런 낙인을 벗기 위해 정말 죽을 고생을 하는 연기자들이 많거든요. 우리 배우들이 이 작품을 통해 재발견되게 하고, 첫 발을 떼는 사람에게는 좋은 발판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 배려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럴 수 있죠. 마이 라띠마가 지하철역 노숙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나 좀 내버려 둬!" 하고 소리치는 장면 있잖아요. 박지수씨가 신인이다 보니 감정을 끌어내는 시간이 길어 앞에 "헉~헉~" 하는 부분이 있어요. 사실 잘랐어야 하는데, 리듬을 포기하고 러닝 타임(126분)이 길어진 것까지 감수하고 배우를 부각시켜 준 거죠. 괜찮게 나온 장면이 있었는데, 이 컷을 고집한 건 이런 눈빛을 가진 배우란 걸 알려주기 위해서예요.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신인에게 태국인 연기를 시키면서 걱정도 많았겠어요.

원래는 태국이나 필리핀 배우를 캐스팅하려 했고 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항공권 숙박료 줘 가면서 쓰기엔 부담이 너무 컸어요. 이주민들 가운데 알아봤는데, 노출을 소화할 만한 사람이 없었어요. 신인이지만 제가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어요. 태국어와 어눌한 한국말은 연출부 수퍼바이저로 기용한 태국 여성의 도움을 받았어요.

유 감독은 배수빈과 소유진(팜므파탈 영진 역)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DMZ영화제에서 처음 만난 수빈씨의 순수한 모습에 끌려 시나리오 모니터를 부탁했는데, '제가 하면 안 될까요?' 하더라고요. 원래 수영은 19세였는데, 섭외 중이던 어린 배우가 답을 안 줘 답답하던 때였어요. 하겠다는 사람 있는데 다른 사람 억지로 데려올 필요 있나 싶더라고요. 촬영 두 달 전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하느라 날밤 많이 샜죠.(웃음) 유진씨는 이송희일 감독의 '탈주'에서 인상 깊게 봤어요. 웃는 모습이 참 예쁜 배우인데,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끌어내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촬영장에서 큰 소리 한번 안 냈다고 하던데, 화 나는 순간이 정말 없었나요?

마지막에 수영이 지하철역에서 라띠마와 등 대고 누워 오열하는 장면 있잖아요. 굉장히 중요한 장면인데, 첫 테이크에서 촬영감독의 실수로 녹화가 끊겼어요. 아, 정말 답답했죠. 그래도 화를 내면 안 되죠. 그러면 수빈씨 감정이 날아가 버리니까.

-예전 인터뷰를 보면 배우 겸 감독에 대한 편견을 자주 언급했던데.

얼마 전 베를린에서 열린 한국영화제에 다녀왔는데, 독일 감독이 대담에서 한 첫 질문이 "배우 출신이라 투자 받기 쉬웠죠?"였어요. 진짜 큰 오산이에요. 다양성 펀드도 배우 출신이라 아웃 돼요. '아니 왜 유지태를 도와줘, 더 힘든 사람 도와야지' 이런 생각인 거죠. '딴따라가 뭘 얼마나 하겠냐'는 편견도 있고. 물론 인적 자원을 제가 직접 만나보고 느끼고 제안할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어요.

-대중도 그런 편견이 있는 것 같습니까?

보통 감독은 뒤에 있고, 얼굴을 내밀지 않으니까 영화 자체로 평가하는 관객들이 더 많을 거라고 봐요. '어, 알고 봤더니 유지태가 만든 거네' 그러겠죠. 물론 제가 홍보를 하지만. 그런데 감독이 왜 이렇게 홍보를 많이 해야 하는지.(웃음)

-독립, 저예산 영화는 감독에 포커스가 맞춰지죠. 특A급 배우가 나온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그게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도그빌'은 니콜 키드먼이 같이 했기 때문에 성공했거든요. 그런 사례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수빈씨, 유진씨가 나와서 지수씨가 그만큼 돋보이는 거죠. 그래야 신인에게 등용문이 될 수 있어요.

-15년 전부터 '성장영화'로 구상을 했다고 들었는데, 시나리오를 여러 번 고치는 과정에서도 변하지 않은 고갱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서민이나 소외된 이들의 삶, 그 아픔, 백옥 같던 손에 박인 굳은살, 눈가에 늘어가는 주름, 그런 것들에서 감동을 받아요. 그런 느낌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이주여성의 피폐한 삶을 그렸지만, 수영의 관점에서 보면 성장영화예요. 아벨 페라라 감독의 '배드캅'을 보면 나쁜 경찰이 자신이 도덕성을 잃었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닫고 애처럼 울어버리잖아요. 그런 어른의 성장을 그리고 싶었어요.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앳나인 등의 투자를 받았지만, 개인 돈도 꽤 썼을 듯한데.

좀 썼어요. 제작ㆍ각본ㆍ연출 비용도 일절 받지 않았고요. 저로서는 희생일 수 있는데, 그럴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제작 전 섭외가 들어온 드라마 개런티가 영화 제작비(3억 7,000만)보다 많았는데, 포기했어요. 영화 제작 지원도 고려하겠다고 해 잠시 솔깃했는데, 부가 판권을 달라거나 요구가 많더군요. 돈은 정말 냉정하죠.(웃음)

-인센티브 도입 등으로 '저예산 영화 제작의 롤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죠.

순 제작비의 3분의 1 이상을 인건비로 썼어요. 키 스태프를 제외한 분들은 여느 상업영화에 크게 뒤지지 않게 받았어요. 저예산 영화 유명 감독들 중에 '노 개런티'로 제작하는 분들이 있는데 한마디로 착취예요, 착취. 또 배우는 물론 스태프 전원에게 흥행 성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어요. 제일 막내가 1%쯤 돼요. 한국영화 인프라를 키우려면 인센티브를 반드시 도입해야 해요. '부러진 화살'의 전례도 있는데, 막내가 600만원쯤 받았다고 해요. 그 또래 직장인들 연봉이 2,000만~3,000만원쯤 되잖아요. 당장 그 정도는 아니어도 통장에 몇 백만 원씩 꾸준히 들어가 줘야 이 친구들이 계속 꿈을 꿔 나갈 수 있는 구조가 생기는 거예요. '배우가 사치 한번 부려보겠다는 거지?' 이런 편견도 있지만, 개인적인 욕망만 생각한 게 아니에요. 시나리오를 돌리고 제작 지원을 받기까지 3년이 걸렸어요. 그동안 보통 감독들이 느꼈을 법한 박탈감이나 상실감, 모멸감을 저도 느꼈어요.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나 싶기도 했어요. 바람직한 제작 환경을 만들어 보려는 더 큰 꿈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죠.

-고통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각오는 더 단단해져겠네요.

집념을 넘어 아집이 아닐까 걱정도 돼요. 그거 별로 좋지 않거든요.

-뭘 하든 집요하게 파고 들어 박찬욱 감독이 '유집태'라고 했다면서요?

'올드 보이'에 메뚜기 요가 장면 있잖아요. 감독님이 사진을 보여 주며 이런 장면 만들어 보자고 해 그날부터 죽어라 연습을 했죠. 송강호 선배가 "얘 허리 안 좋아 수술까지 받았는데 이러다 허리 나가면 어쩔 거냐"고 했더니, 감독님이 그제서야 "누가 그렇게 하래? 피아노줄 있잖아. 쉽게 해, 쉽게" 그러더라고요.(웃음) 그때 붙은 별명이에요.

-스태프의 열악한 처우는 저예산 영화만의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인프라가 정말 중요하고 인프라가 형성되려면 궁극적으로는 뭉쳐서 권리를 주장할 수 노조가 필요해요. 개인들이 목소리를 높였다간 희생만 당해요. '부러진 화살'이나 '마이 라띠마'처럼 좋은 모델을 만들고 확산시켜 서서히 바꿔가야 한다고 봐요. 제작진 한 사람 한 사람이 '통계약 말고 개별계약으로 해 달라' '저쪽에서는 인센티브 주는데 여기는 안 주냐'고 요구하는 식으로. 오래 걸리겠지만, 이런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봐요.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독립영화 하는 분들은 제 영화를 별로 안 좋게 봐요. 롯데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점 때문에. 제 생각은 달라요. CJ나 롯데, 메가박스를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들이 저예산 영화, 독립영화, 작가 영화를 보고 '이런 시장도 있구나'하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CJ가 다양성 영화 전문상영관 '무비꼴라주' 14개를 만든 게 좋은 사례예요. '마이 라띠마'도 여기서 상영될 예정인데, 롯데가 투자, 배급하는 영화로는 처음이에요. 또 롯데에서 저예산 영화 투자를 위한 '레드 피버 프로젝트'를 만들었어요. 단편영화제 하나 만드는 것보다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를 투자 지원하고 배급하고 개봉해 주는 게 더 중요해요. 변영주 감독의 '화차' 같은 성공 사례가 자꾸 나와야 후발 주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죠. 다양한 시장이 형성돼 상업영화에서 주춤한 감독들이 저예산 영화에서 성공해 다시 상업영화로 진출하고, TV용 영화에서 인정을 받아 프로듀서가 되는 식으로 선순환이 이뤄져야 해요. 지금은 되게 우울해요, 감독들이.

-'고령화 가족'에서 박해일씨가 맡은 역이 그거잖아요. 첫 영화 말아먹고 폐인이 된.

맞아요. "누구 감독님 댁이죠?" 하고 전화를 했더니, 가족들이 "감독은 무슨, 저 백수가…" 이랬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니까요.

-감독 데뷔가 배우 활동에 지장을 주진 않을까요?

감독들이 좀 부담스러워하겠지만, 출연 섭외가 줄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배우 유지태 끝났다, 그런 시각이 있긴 해요. 어느 감독이 "너 X됐어. 누가 너 쓸 거 같아?" 그러더군요. 배우로 돈 벌어야 하는데, 그런 말 들으면 가슴이 철렁하죠.(웃음) 그런 고루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쇠퇴하는 시대가 올 거라고 믿어요. 치기 어린 말로 들릴 수 있는데, 그게 옳다는 걸 앞으로 제 인생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로서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저는 도전에 큰 의미를 두는데, 지금은 할리우드 쪽인 것 같아요. 몇 해 전 제의를 받지만 한국 비하 캐릭터여서 안 했고, 최근에도 한 작품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했어요. 한일 합작영화 '더 테너'를 하면서 시장이 넓어지는 걸 체감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감독으로서도 해외 진출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죠.

-예전엔 스타로 불리는 것을 굉장히 꺼렸는데, 요즘은 좀 달라진 듯해요.

드라마를 했으면 더 성공했겠지만, 스타보다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동감' 과'봄날은 간다' 성공 이후 멜로를 피한 것도 그런 이유였죠. 요즘은 좀 달라졌어요. 제가 아무리 감독이라고 외쳐도 사진 찍히면 '유지태다' 이러잖아요. 스타로 살든, 배우로 살든, 감독으로 살든, 사람은 유지태인 거죠. 편하게 받아들여요. 실제 제 삶이 달라진 것도 없어요. 지금도 어디 갈 때 가능하면 자전거 타고 가요. (옆자리에 둔 헬멧을 가리키며) 오늘 아침에도 마포 집에서 압구정동 미용실까지 50분 걸려 자전거 타고 갔어요.(웃음)

그는 예전부터 세 가지 꿈이 있다고 말해왔다. 배우와 감독, 그리고 사회복지사. 직업 복지사가 아니라 NGO를 통해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풀뿌리 복지사'다. 아내인 배우 김효진과 함께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그는 2011년 결혼식 축의금 전액을 미얀마 학교 짓는데 기부했고, 지난해 12월 결혼기념일에 맞춰 그 곳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올해에는 아프리카 남수단의 학교 짓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람은, 특히 아이들은 밥만이 아니라 꿈을 먹고 살아야 하잖아요. 제가 영화에 대해 꿈을 꿨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처럼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반듯하면서도 자유분방하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머리는 하늘을 향하되 두 발은 땅을 딛고 서려 애쓰는 꿈 많은 청년. 앞길에 굴곡과 부침이 있겠지만, 그가 배우로든, 감독으로든, 자연인으로든 끊임없이 새 길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점은 믿어도 좋을 듯하다.

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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