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가족으로 태어나 제복을 대물림 할 수 있다는 것은 일가의 영광이자 명예입니다."
공군 제86항공전자정비창 항공전산정비팀장 보직을 끝으로 30일 전역한 권재원(51ㆍ공사 33기) 예비역 대령은 31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친에게서 물려 받은 조국 영공 수호의 임무를 자식대에 넘겨 주고 떠날 수 있게 게 돼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권 예비역 대령 가족 3대가 공군으로 근무한 경력을 합치면 무려 76년. 부친인 권삼성(77ㆍ준사관 15기) 예비역 준위와 권 예비역 대령이 각각 33년 동안 군 생활을 한 데 이어, 아들 권선민(27ㆍ학사 121기) 대위와 며느리인 박혜영(25ㆍ부사후 205기) 하사가 각 5년씩 군생활을 했다. 이들의 목표는 일단 가족 합산 복무 기간을 100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권 예비역 대령은 어린 시절부터 부사관인 부친을 따라 공군 비행단에서 주로 생활하면서 공군 제복과 머리 위를 날아 다니는 전투기에 마음을 빼앗겨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결심했다. 1985년 공사 졸업 뒤 공군 무장 특기 소위로 임관한 그는 공대지 폭탄인 MK-20과 공대공 미사일 AIM-7M, 공대지 유도탄 GBU-24 등 각종 신형 무기체계의 도입과 실전 배치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공로를 인정 받아 2003년 국방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부친인 권 예비역 준위 역시 무장 분야에서 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1954년 공군에 입대할 당시 신분은 병사였지만 부사관을 거쳐 86년 준위로 전역하기까지 33년을 공군에 바쳤다. 권 예비역 대령의 장남인 권 대위의 애초 꿈은 군인이 아니었다. 통솔력과 책임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부친의 권유로 공군 학사장교로 지원할 때까지만 해도 조부와 부친의 뒤를 이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공군 명문가의 피는 속일 수 없었다. 2009년 항공 시설 특기로 임관, 군생활을 하면서 공군에 대한 애착이 깊어졌다.
군에서 아내도 만났다. 권 대위는 "공군이 맺어준 부부의 인연이라는 생각에 서로에 대한 애정이 더 각별하다"며 "아이도 공군 장교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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