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리그는 각 팀 3지명 선수들이 책임진다."
2013 KB바둑리그가 중국 베이징서 열린 몽백합배 통합예선 때문에 일주일간 휴식기간을 가졌다. 3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팀 순위는 티브로드가 3전 전승에 개인승수 11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신안천일염이 같은 3승이지만 개인승수(9승)에서 뒤져 2위를 차지했다. 한게임이 2승1패로 3위, 정관장, 포스코켐텍, SK에너지, 넷마블이 나란히 1승2패로 중위권을 형성했고 Kixx가 3패로 꼴찌다. 대충 '3강 4중 1약'의 판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올해 KB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각 팀의 에이스인 1지명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반면 '허리' 역할을 하는 3지명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쳤다는 것. 3라운드까지 출전한 8개 팀 선수들의 각 지명별 총전적을 비교해 보면 1지명 선수들이 모두 24번 출전해 11승13패(승률 46%)를 거뒀고 2지명이 11승13패 (46%), 3지명이 15승9패(63%), 4지명이 9승11패(45%). 5지명이 6승5패(55%)를 기록했다. 이밖에 교체선수로 출전한 락스타리그 소속선수들의 성적은 8승9패(47%)였다.
1지명 선수들이 통상적인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반면 3지명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쳤다. 나머지는 대체로 예년 수준과 비슷했다. 1지명 선수 가운데 김지석(한게임)만 3전 전승을 거뒀고 이세돌(신안천일염), 박정환(정관장)이 2승1패로 간신히 제 몫을 했을 뿐, 최철한(SK에너지), 조한승(티브로드), 박영훈(넷마블), 강동윤(포스코켐텍)이 각각 1승2패에 그쳤고 올해 처음 1지명으로 발탁된 김승재(Kixx)는 너무 부담이 컸는지 3패로 저조했다.
반면 3지명에서는 김정현(신안천일염), 안국현(티브로드)이 3전 전승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2승1패도 목진석(한게임), 박정상(SK에너지), 안성준(정관장), 신진서(포스코켐텍) 등 다섯 명이나 됐다. 이밖에 이원영(넷마블)이 1승2패, 한상훈(Kixx)이 3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KB리그 초반 팀 순위가 각 팀 3지명 선수들의 활약 정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았다. 특히 3지명 선수들의 팀 승리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과거에는 1지명 선수의 승패가 팀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는 1지명 선수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반면 3지명 선수의 승패가 바로 팀의 승패와 직결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1지명 선수들이 3라운드까지 모두 11승13패를 거뒀는데 이 가운데 선수 개인의 승리가 팀 승리로 연결된 게 8번이었고, 반대로 1지명 선수의 패배가 팀의 패배로 이어진 게 9번이었다. 또 1지명이 이겼지만 팀이 패배한 게 3번, 1지명은 졌지만 팀은 승리한 게 4번이었다. 반면 3지명 선수의 총전적 15승 가운데 개인의 승리가 팀 승리로 이어진 게 무려 12번이나 됐고, 3지명 패배와 함께 팀도 힘없이 무너진 게 9번이었다. 이밖에 3지명 선수가 이겼지만 팀이 진 건 겨우 3번에 불과했고, 특히 3지명 선수가 졌는데도 팀이 승리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밖에 4지명 선수들이 9번 승리 가운데 7번 팀 승리에 기여했고, 11차례 패배 중에서 팀과 운명을 같이 한 게 9번으로 나타났다. 반면 2지명과 5지명은 개인의 승패와 팀 승패가 그다지 큰 연관이 없었다.
한편 주로 5지명 선수를 대신해 교체선수로 출전한 락스타리거들의 팀 승패에 대한 기여도도 상당히 높았다. 총전적 8승9패 가운데 팀 승리로 이어진 게 7차례나 됐고 반대로 개인과 팀이 함께 패배한 게 6차례였다. 이에 따라 KB리그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락스타리그 소속선수들의 교체 출전이 크게 늘어나고, 주전선수로 발탁되기 위한 선수들의 내부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3 KB리그는 이번 주부터 다시 4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그동안 여러 팀이 국내외로 전지훈련을 다녀와 상위팀들은 상위팀대로, 하위팀들은 하위팀대로 각기 팀워크를 새롭게 다지고 힘찬 새출발을 다짐했다. 과연 중반으로 접어드는 KB리그에서 8개 팀의 선두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을 모은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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