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교보생명이 인수대형 4개사 구도 고착화… 점유율 60%대로 높아져외국계 보험사들 떠날 수도● 동양생명이 인수8위서 5위로 등극… 큰 판도 변화는 없을 듯MBK파트너스가 인수사모펀드 특성상 단기 이익 실현후 떠나시장 교란시킬 가능성
ING생명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보험업계 판도도 뒤바뀔 전망이다. 업계 2, 3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외국계 보험사들은 위축되고 국내 대형사 위주의 구조가 심화되는 구도로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으로 총 4곳이다.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이 ING생명을 인수하면 독보적인 2위 자리 굳히기가 가능하다. 현재 총자산이 76조9,911억원인데, 인수합병(M&A)이후엔 총자산이 100조원이 넘는 보험사가 되기 때문이다. 1위인 삼성생명(183조8792억원)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지만, 3위인 교보생명(69조3,728억원)과의 격차를 벌려 확실한 2위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2위 한화생명과 3위 교보생명 간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0.5%포인트에서 많아 봤자 1.3%포인트 수준이었다"며 "한화생명이 업계 5위인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명실상부한 2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보장성 보험 위주로 상품을 판매해온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하면서 건정성까지 담보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이렇게 될 경우 대형 4사 위주의 구도가 고착화되고, 외국계 보험사들이 하나 둘 한국을 뜰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상위 4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했을 때 59%에서 63%로 높아진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보험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고 저금리 기조에 따라 생보사들이 많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내 대형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갖추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대형사 위주로 구도가 재편되고 중소형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위인 교보생명이 ING생명을 인수해 2위로 올라서는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총자산 기준 업계 8위에 있는 동양생명이 ING생명을 인수하면 동양생명만 5위권 내로 진입한다는 것 말고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경우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 펀드의 특성상 단기 이익을 실현하고 떠나야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모집 조직을 확장하는 등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사, 최종 가격 협상 등의 과정을 거쳐 ING생명의 인수자가 정해지기까지는 2~3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며 "MBK파트너스의 경우 론스타 트라우마가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생명의 경우 의지가 다른 곳들에 비해 강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도 가격이 적절하다면 인수했을 때 매력이 크기 때문에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한화생명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일 뿐 인수 의지는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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