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지난 일이나 떠나 보낸 사람에 대해 아쉬워하고, 때로는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곤 합니다. 저 또한 할머니가 계실 때 더 잘해드릴 걸 하는 후회를 합니다. 그래서 여기 남은 많은 어르신들께 더 잘해드리려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하게 됩니다."
김태조(50ㆍ사진) 구미시립노인요양병원 수간호사가 입원 어르신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따뜻한 인생 얘기를 담은 책 '참 소중한 인연'을 최근 펴냈다. 이 책은 김씨가 자신이 돌봐 온 치매 어르신들과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호스피스 환자의 임종 이야기, 그리고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4남매를 훌륭히 키워낸 어느 어르신의 구구절절한 사연 등 18편의 글을 모은 것이다. 책은 비매품으로 초판으로 찍은 5,200부가 보건복지부나 학교, 환자보호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김작가'란 별칭을 얻을 그는 "병원가족들이 사인을 해달라고 줄을 섰고, 10년 전 고향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던 지인들이 연락을 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책을 내게 된 것은 지난해 말 어느 호스피스 환자의 일상과 임종을 함께 하면 일기처럼 기록해 온 '90일간의 동행일기'란 작은 책 4권을 손수 만들면서부터다. 한 권은 보호자에게, 한 권은 자신이, 그리도 나머지는 병원에 기록물로 남겨두기 위해서였다.
"책을 받아 든 보호자가 고인의 병상생활을 사진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이밖에 3, 4년간 메모해 온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병원 측에서 출간을 권유해 책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입원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이 자칫 망각 속에 묻혀버리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에서, 가족들이 마지막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환자 보호자들의 밝고 재미있는 사연을 발굴해 기록하겠다"고 말했다.
남기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