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의 평균 교육수준이 사상 처음 남성을 추월했다. 고위 공무원과 전문직 등 '괜찮은 일자리'에서의 '여초(女超)' 현상도 확연해지고 있다. 남아선호 경향이 퇴색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 출생자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여성 상위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내놓은 '2012 한국의 성 인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대 여성(2010년 기준)의 교육년수(14.3년)가 사상 최초로 남성(14년)을 앞섰다. 어머니 세대인 50대 여성의 경우 학교에서 교육 받은 기간이 남성의 70% 수준(남성 10.6년ㆍ여성 7.7년)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추세 역전이다.
또래 남성보다 더 배운 여성들의 등장으로 대졸 이상 학력자의 경제활동참가율도 요동치고 있다. 대졸 여성 참가율이 1990년 53.1%에서 지난해 63.1%로 10%포인트나 치솟은 반면, 남성 비율(93.2%→88.6%)은 5%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또 경제력 있는 여성들이 독립해 1인 가구를 꾸리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전체 가구에서 여성 가구주 비율도 2000년 18.5%에서 2010년에는 25.9%까지 상승했다.
우리 사회의 여성 약진은 상위 계층일수록 뚜렷하다. 95년 8.8%에 불과했던 사법시험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이 지난해 41.7%로 상승했고, 외무고시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10년 이후 3년 연속 남성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 비율도 2001년 5.3%에서 지난해 12.4%로 크게 높아졌다. 황원일 숭실대 교수는 "30~50대까지 포함하는 전체 통계에서는 여성 임금이 남성의 70%대에 머물고 있으나, 20대ㆍ대졸 정규직을 놓고 보면 남녀간 격차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여성 약진은 부정적 부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99년 전체 범죄자(142만명)의 9.9%(14만1,000명)에 불과했던 여성 비율이 2011년(190만명)에는 16.5%(31만5,000명)까지 증가한 게 대표적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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