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정부세력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이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해 다음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평화회의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30일 밝혔다.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세력 모두를 평화회의에 참석시켜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내전을 끝낼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려던 국제사회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
조지 사브라 SNC 임시의장은 이날 "이란과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가 계속 시리아를 침략하는 한 어떤 국제회의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최근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 개입을 공식 선언하고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반군 근거지 쿠이사르의 탈환에 나선 것을 비난하며 "이런 야만행위에 비춰볼 때 국제회의나 정치적 해법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한 잡담에 불과하다"고 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7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제네바 평화회의 개최에 합의하고 실무작업을 진행해왔다. 시리아 정권은 회의에 참석할 뜻을 밝혔지만, SNC는 23일부터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대표자 회의가 정파간 갈등으로 표류하면서 결정을 늦춰왔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로부터 고성능 방공미사일 S-300을 인수했다고 밝히면서 군사적 긴장은 되레 높아지고 있다. 알 아사드는 헤즈볼라 소유의 레바논 알마나르 TV에 출연해 "러시아와 공급 계약을 맺은 미사일 중 1차분을 인도받았고 나머지도 곧 시리아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투기 및 크루즈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인 S-300은 시리아군이 서방의 공습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무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시리아 정권에 대한 S-300 공급을 중단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은 27일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를 해제하며 무기공급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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