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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억압 맞서 백정 신분 극복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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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억압 맞서 백정 신분 극복하기까지

입력
2013.05.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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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양은 조선시대 최하층민이었던 백정 출신으로 한국인 최초의 양의사가 된 인물이다. SBS 드라마 '제중원'에서 박용우가 연기했던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박서양과 아버지 박성춘은 차별과 억압에 맞서 싸우며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했다. 31일 밤 10시 방송하는 KBS 1TV 'KBS 파노라마'가 한국 근대사의 상징적인 인물인 박성춘 박서양 부자를 재조명한다.

백정은 천민 중에서도 가장 낮은 신분이었다. 성춘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 백정 아버지는 그저 '박가(朴家)'로 불렸다. 1894년 청일전쟁 직후 전염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박가는 고종의 주치의이자 한국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의 원장인 에비슨의 치료를 받고 회복한다. 에비슨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고 백정 최초로 세례를 받은 그는 성춘이라는 이름을 얻고 아들 이름도 '상서로운 태양이 되라'는 의미의 '서양(瑞陽)'으로 바꿨다.

신분제도를 혁파하는 사회제도 개혁 법령이 공포된 뒤에도 사회 깊숙이 박힌 관습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박성춘은 내무대신에게 진정한 신분철폐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올리고 전국의 백정마을을 다니며 평등사상을 전했다. 1898년 만민공동회에서 신분제 철폐를 주장하는 연설을 했던 건 한국 근대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박서양은 아버지의 간청으로 제중원에서 의학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결국 10여년 만인 1908년 제중원 1회 졸업생 7명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조국이 일본의 침략을 받자 간도로 이주해 동포들을 위한 병원을 세우고 민족교육 기관을 설립해 항일운동에 앞장섰다. 정부는 2008년 그에게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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