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새 수장에 제임스 코미(52ㆍ사진) 전 법무부 부장관이 내정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9일 보도했다. 공화당원인 코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인 2003~2005년 법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코미는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이 병석에 있던 2004년 그를 대행할 당시 백악관 보좌진들의 불법도청 재인가 압력을 막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백악관 법률보좌관과 비서실장이 불법도청 연장안 승인에 필요한 법무장관 서명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에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기어코 서명을 막아냈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법무부의 우려를 감안해 도청 계획을 수정했고 코미는 원칙을 중시한다는 평과 함께 민주당으로부터도 영웅 대접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첫 흑인 법무장관에 임명된 에릭 홀더가 최근 AP통신 전화 통화 기록 입수 논란 등으로 의회 조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인 것과는 상반되는 이미지다.
워싱턴포스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자신을 곤경에 빠뜨린 AP통신 감청사건 등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심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장관 임명 전에도 뉴욕주 남부지검장 등 핵심 보직을 맡으며 초고속으로 승진해온 코미는 법무부를 떠난 후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등의 법률자문을 지내고 HSBC홀딩스의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코미가 상원 의결 등 인준 절차를 마치면 2001년 9ㆍ11 테러 직전 취임해 12년간 FBI를 이끈 로버트 뮬러(68) 현 국장의 후임으로 9월 5일 임기를 시작한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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