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사흘에 한 번꼴로 전력예비율이 1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예비율 10% 미만 일수는 벌써 2011년 한해 수준을 넘어섰다.
전력예비율은 최대 전력수요를 감당하고도 남아있는 전력의 공급능력을 보여주는 수치. 예비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거꾸로 예비율이 낮으면 대비 능력이 떨어져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과 같은 돌발사고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력업계에선 통상 예비율 10~15%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하지만 30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149일 가운데 전력예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진 날은 56일(37.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8일, 2008년 12일, 2009년 9일이던 것이 2010년에 46일로 급증했고 2011년 51일에 이어 지난해에는 129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심각하다. 아직 한여름도 닥치지 않았는데도 벌써 2011년 기록을 초과했다. 날씨가 더워져 전력수요는 늘고 있지만, 원전 위조부품 고장 등의 여파로 발전소는 가동을 중단한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전력거래소는 이날 올 여름 들어 처음 전력경보 관심 단계(예비전력 400만㎾ 미만)가 발령될 것으로 사전 예고했다. 지난해는 6월 7일에야 하절기 첫 관심 경보가 내려졌으나 올해는 5월부터 벌써 전력 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30일 최대 전력수요를 6,300만㎾대로 상정하고 예비전력이 300만㎾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행히 생각보다 기온이 높지 않아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며 “8월 말까지는 매일 전력 수급을 놓고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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