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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고교, 6월 모의 수능 영어 B형만 치르도록 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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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고교, 6월 모의 수능 영어 B형만 치르도록 종용"

입력
2013.05.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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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 선택하도록 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내달 5일 치러지는 모의평가에서 일부 고교가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해 일률적으로 영어 B형을 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312개고 중 모의평가 영어 A형을 선택한 학생이 없는 고교가 14개에 이른다. 대부분은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였고 3곳이 일반고였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경우 우수 학생들이 몰려 있는 곳이어서 학생들이 수준에 맞춰 어려운 B형을 선택했다는 설명이 납득이 가지만 나머지 일반고들은 소수의 A형 응시자들을 도서관이나 과학실 등에 모아 따로 관리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B형 선택을 강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과목의 경우 A형과 B형을 선택한 학생이 한 교실에 섞여 있어도 시험지만 구별하면 되지만, 영어의 경우 듣기 문제가 달라 학생들이 교실을 옮겨야 한다.

세 학교 관계자들은 "어려운 B형을 공부하다가 쉬운 A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판단해 학생들을 설득해 B형으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학교 편의주의적 결정은 교육부의 지침에 어긋나는 데다 수험생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고교 영어교사는 "모든 전형이 영어 A형을 요구하는 예체능 학생이나 사실상 B형을 요구하는 대학에 갈 가능성이 희박한 학생들도 일률적으로 B형을 보도록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문제에 적응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교사는 "학술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는 B형과 생활영어 위주의 A형은 공부해야 하는 지문의 성격이 달라서 미리 A형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며 "A형 응시자가 학교들 편의에 따라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선택형 수능 개편 취지에 따라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일선 학교의 지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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