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신임 주일대사는 30일 “남북 관계뿐 아니라 한일 관계에도 신뢰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면서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이 돼야 신뢰가 생긴다”고 밝혔다.
다음 달 4일 부임하는 이 대사는 이날 오찬 기자 간담회에서 “어떻게 하면 저 사람들의 역사 인식을 제대로 만들어줄까 고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사로 나가서 어떤 것부터 해서 한일관계를 단계적으로 안정화할지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최근 과거사와 관련된 일부 일본 정치인의 망언에 대해 “어제 오늘 이야기도 아니지만 여러 뜻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7월 선거를 의식한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이런 것은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길게 보면 일본을 떼고 우리가 살 수 없고 한국 없는 일본도 있을 수 없다”면서 “큰 배가 미래를 향해 가야 하는 상황에 지금 암초를 만나 기우뚱하고 있는데 다시 이 배가 편안하게 미래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한일관계 전반에 대해 “과거에는 지도층끼리는 잘 통했고 젊은 층끼리는 안 통했는데 요새는 지도층은 안 통하고 국민은 서로 통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고위급 교류와 관련해 “외교부 장관을 포함해 고위급 교류가 자주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역사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어차피 영영 안 할 것도 아니고 고위급 교류는 풀어나갈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사는 바른 소리만 하면 되고 일본 국민의 양식을 믿고 큰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한일 정치인 교류에 대해서는 “일본은 내각제로 우리가 정치인을 상대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카운터파트로 정치인이 더 좋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정치인들이) 서로 나 몰라라 하면서 자기 길을 가니 소통이 안 되는 답답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 의원연맹 등을 빨리 복원해서 정치인 간의 대화를 해야 갈등이 덜 생길 것”고 덧붙였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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