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성장 둔화에도 취업률은 상승 '기현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성장 둔화에도 취업률은 상승 '기현상'

입력
2013.05.30 12:26
0 0

경제 성장의 주요 목표이자 성과는 일자리 창출이다. 경제학적으로 성장과 고용은 함께 움직이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희한하게도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은 낮아지는데 고용은 늘어나는 '행운'을 누렸다.

"위기에도 고용은 늘렸다"는 MB정부의 자화자찬과 달리, 이는 생활고에 못 이긴 사회 구성원들이 질 낮은 일자리라도 마다하지 않은 몸부림의 결과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장과 고용이 따로 노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국의 성장잠재력과 소득 불평등도 악화될 거란 경고도 뒤따른다.

한국은행 조사국 박세준 과장 등이 30일 발표한 '경기ㆍ고용 간 관계 변화의 구조적 요인 진단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에서 고용과 성장의 관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달라졌다. 이전까지 성장률 등락에 따라 1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함께 오르내리던 고용지표는 위기 이후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성장률이 위기 이전(2005~07년) 연평균 4.7%에서 위기 이후(2010~12년) 4.0%로 떨어졌음에도 취업자수 증가폭은 연간 29만2,000명에서 39만2,000명으로 오히려 늘었고 실업률은 3.5%에서 3.4%로 되레 낮아졌다.

이 같은 엇박자는 특히 비임금근로자와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졌다.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인 임금근로자와 제조업의 성장ㆍ고용 관계는 위기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 것과 반대다.

보고서는 이런 이상현상의 원인으로 3가지를 들었다. 먼저 은퇴세대의 노동시장 잔류. 기대수명이 늘고 자녀들의 취업난까지 가중되면서 적은 벌이라도 어떻게든 일을 하려는 장년층(55세 이상)이 급증했다. 새 직장을 얻기 어려운 이들은 대부분 자영업을 포함한 영세 서비스업에 진출하면서 취업자 수를 늘렸다.

둘째는 정부의 인위적인 일자리 늘리기 사업이다. 예산을 동원한 노인일자리 사업 등에 힘입어 새 노인 일자리는 2004~08년 연평균 8만개에서 2009~11년 22만개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현금보유로 체력을 키운 기업들이 정부의 압박 등으로 비정규직 고용 중심의 일자리 나누기에 나서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크게 줄었다. 모두 질 좋은 일자리와는 거리가 먼 고용 증가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장기화되기 어렵지만 당분간이라도 지속될 경우, 질 낮은 일자리 증가가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고 소득불평등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년층에 가로막힌 청년들의 취업을 확대하고 서비스업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