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경영 성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도 임직원에게 700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부당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공개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2011년 전 직원에게 모두 715억원의 초과성과급을 지급했다. 초과성과급은 실질적인 경영 성과인 ‘경제적부가가치(EVA)’가 목표 이익을 초과해야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우리은행은 연초에 356억원을 선지급하고 연말에도 목표 이익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EVA를 조작해 359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감사원은 “우리은행은 다른 채권은행들과 공동 관리하던 3개 조선사의 경영 부진에 따라 대손충당금 5,040억원을 추가 적립했어야 하는데 이 돈을 한 푼도 적립하지 않고 이익으로 반영해 EVA를 3,574억원으로 부풀려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우리은행에 실제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EVA 기준을 초과해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한편 당초 우리은행의 초과성과급 선지급을 승인한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은행에 제재를 가하도록 조치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에서는 한 임원이 2년 동안 부당 지급 성과급 18억원을 포함해 6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 우리투자증권에 계약직 임원으로 채용된 A씨는 자신이 맡은 부서에서 흑자를 낸 팀의 경상이익만 합산해 경영목표를 크게 웃돈 것처럼 꾸며 2007년 20억8,000만원, 2008년 42억7,000만원 등 63억5,000만원의 성과급을 타냈다. 그러나 적자를 낸 팀의 손실을 차감할 경우 A씨가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은 이보다 18억원이 적은 45억5,000만원이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또 우리금융지주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직 임원,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 등을 다른 계열사의 임원으로 내려보낸 사실을 적발해 인사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중 총자산(325조7,000억원)은 가장 많지만 당기순이익(1조2,800억원), 고정이하 여신비율(1.77%), 순자산 대비 주가(0.51배) 등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들은 꼴찌에 그치고 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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