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1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4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제주대 의대 예방의학과 배종면 교수팀이 서울에 사는 남성 1만4,533명을 1993년부터 2008년까지 추적해 지난달 대한의학회지에 발표한 결과로, 지금까지 나온 국내 흡연자 추적 연구 중 최장 기간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추적 8년째와 16년째 폐암 발병률이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의미 있다. 8년째에 폐암 발병 여부를 조사했을 때도 흡연자가 비흡연자의 약 4배였다. 영국에서 3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20년과 40년을 추적 조사했을 때는 폐암으로 사망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각각 8배, 15배로 곱절 가까이 증가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간접흡연의 영향일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배 교수는 "우리나라는 워낙 흡연율이 높다 보니 간접흡연으로 폐암에 걸리는 비흡연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이 같은 수치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15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4.3%(2009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나라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영국은 22.3%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연구팀은 성인 남성이 걸리는 폐암의 55.6%가 흡연 때문이라고도 분석했다. 담배만 끊어도 폐암 환자가 절반 이상 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폐암뿐 아니라 허혈성심장질환에 걸릴 위험도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2.2배, 뇌졸중 위험은 1.6배 높다. 하루 1~4개비 정도의 소량 흡연이나 간접흡연만으로도 관상동맥질환이 생길 가능성은 2배 넘게 증가한다.
배 교수는 "국가적으로 질병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흡연율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