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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복식, 올림픽까지 중국과 5-5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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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복식, 올림픽까지 중국과 5-5 만들겠다"

입력
2013.05.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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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한국은 파리 세계탁구선수권에서 10년 만에 은메달을 따내며 의미 있는 새 출발을 했다. 특히 여자대표팀은 서효원(한국마사회)과 박성혜(대한항공)가 첫 세계대회에서 16강까지 진출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25년간 여자 팀만 지도하며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김형석(51) 포스코에너지 감독의 색다른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만난 김형석 감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과 4-6으로 간격을 좁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5-5로 만들겠다"며 세계 정상을 향해 서서히 진격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소통과 신뢰 중시하는 덕장

1989년 대한항공에서 트레이너로 지도자의 첫 발을 내디뎠던 김 감독은 지난 3월 처음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그는 여자대표팀을 이끌고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박영숙(한국마사회)-이상수(삼성생명) 혼합복식 조까지 맡아 은메달 쾌거를 일궜다. 그는 "사실 박영숙-이상수 조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었는데 생각보다 둘의 호흡이 잘 맞아 '사고'를 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복식은 금메달 전략 종목이다. 이번 세계 대회를 통해 중국의 빈틈을 더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 김 감독도 복식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식은 중국과 붙으면 3-7 정도로 떨어지지만 복식은 4-6 정도로 근접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복식을 5-5로 만들어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이 가져온 변화가 여자대표팀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그는 "여자 선수들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며 "여자들의 경우 갈등이 생기면 그때그때 대화로 바로 풀어줘야 훈련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든지 하라고 한다. 소통이 돼야만 신뢰가 생길 수 있고 전체 분위기가 좋아진다"며 지도 철학에 대해서 말했다.

여자 선수의 경우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겨야 한다는 김 감독은 덕장(德將)을 지향한다. "덕장이 돼야 선수를 이해하고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승부근성 떨어진 건 지도자 탓

한국 탁구가 중국에 비해 무엇이 부족한지 김 감독은 냉철하게 분석했다. 기술뿐 아니라 체력, 집중력, 경기분석 능력 모두 중국에 뒤처진다.

그는 "세계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을 보니까 체력이 확실히 좋다는 것을 느꼈다. 중심 이동을 할 때 다리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좋은 게 한국 선수들과 차이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과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지금보다 훈련 강도를 50% 더 높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미 종전보다 훈련 시간을 2시간 더 늘렸던 김 감독은 중국의 만리장성 벽을 넘기 위한 더욱 혹독한 체력 훈련을 예고했다.

세계대회를 통해 김 감독 본인도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대표팀에 들어오니까 확실히 소속팀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많이 깨우쳤다. 솔직히 한국이 예전보다 승부 근성이 떨어진 건 지도자 탓"이라며 "나를 비롯한 실업팀 지도자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었나 생각한다. 나에게도 대표팀 사령탑은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16년간 대한항공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여자팀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익힌 김 감독은 "그 동안 축적한 경험을 통해 여자 선수는 최고로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2011년부터 포스코에너지 창단 사령탑에 오른 뒤 3개월 만에 종별선수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팀이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쾌거는 앞으로 어떤 팀도 깨기 힘든 대기록이다.

아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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