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30일 한화생명 본사를 기습 방문해 특별 세무조사에 나섰다. 한화생명이 한화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29일 국세청이 발표한 역외탈세 조사 착수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등에 따르면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서울 여의도 63시티 20~37층에 위치한 한화생명 본사에서 내부 보고서와 결재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조사 요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한화생명 본사에 남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였다. 한화 관계자는 "국세청의 정확한 조사 배경은 잘 모르겠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한화생명 조사가 한화그룹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최근 재벌닷컴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4개 법인을 통해 1조6,000억원의 자산을 보유, 조세피난처 해외법인 자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화생명 측은 "보험사가 해외법인을 설립할 때는 금융감독원의 허가를 받게 돼 있어 역외탈세를 위한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27일 공개한 자료에서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과 연관 짓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황 사장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시기는 1996년인데, 한화가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한 것은 2002년이어서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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