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로부터 수입억원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된 김덕란(53) 전 대구시의원이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유해용 부장판사)는 30일 동창 정당관계자 등 지인들에게 24억여원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김 전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김씨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구시의원과 법무사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 일반의 신뢰를 바탕으로 24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의 사기 범행을 저질러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원심을 선고한 뒤 1년이 지났지만 피해 금액을 거의 갚지 않은 데다 그 동안 피고인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됐고, 실형을 선고한 만큼 도망할 우려가 있어 법정 구속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고 뒤 일부 피해자들은 “형량이 약하다”며 거세게 항의했고, 일부 피해자가 실신하는 바람에 재판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법무사출신으로 대구시의원에 당선된 김씨는 법원 등기업무 등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24억여원을 빌려 갚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키고 의원직을 중도 사퇴했다. 김씨는 또 24억원과 별도로 동료 시의원으로부터 10억원을 빌린 뒤 원금보다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하기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앞서 1심을 맡았던 대구지법은 김 전 시의원이 피해자들에게 돈을 갚을 기회를 주겠다며 불구속 기소된 그에게 실형을 선고하고도 이례적으로 법정구속하지 않았고, 2심 재판부도 같은 이유로 선고기일을 연기해 사기 피해자들의 반발을 샀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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