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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 '병목 구간' 사다리 설치 놓고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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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 '병목 구간' 사다리 설치 놓고 찬반 논란

입력
2013.05.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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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의 상습 정체 구간에 사다리를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에서는 에베레스트 등반을 상업화하려는 시도라며 반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등반가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마지막 관문인 '힐러리 스텝'에 사다리를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19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이름을 딴 이 곳은 등반가들이 많이 택하는 남동릉 정상 아래의 바위벽 구간이다.

힐러리 스텝은 지형이 험난해 등반과 하산을 동시에 할 수 없어 하산조가 정상에서 내려와야 등반조가 올라갈 수 있다. 게다가 상업등반대가 1990년대부터 성행하면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려는 일반인이 몰려 힐러리 스텝에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상업등반대는 1인당 4만5,000달러(5,100만원)~7만5,000달러(8,500만원)를 받고 장비를 운반하고 힐러리 스텝에서 고객을 로프에 묶어 정상까지 올려 보내는 등 등정에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

가디언은 "날씨가 좋아 등반가들이 몰릴 때는 정상에 오르기 전 힐러리 스텝에서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영하 30도의 기온에 바람이 강한 이곳에서 몇 시간을 대기하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가는 2007년 처음으로 600명을 넘어섰지만 올해는 벌써 520명이 정상에 올랐다.

셰르파와 상업등반대 등은 안전하고 신속한 하산 통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다리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국제산악연맹(UIAA)도 "사다리는 하산에만 이용될 것"이라며 긍정적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등반의 순수한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며 사다리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안전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 허가 규모를 축소해 힐러리 스텝에 병목현상이 생기지 않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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