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광우병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셈이어서 앞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쇠고기 수입 추가개방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제81차 총회를 열고 미국, 일본, 네덜란드, 이탈리아,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등 6개국을 광우병(BSE) '위험 통제국'에서 '위험 무시국'으로 변경했다.
OIE가 부여하는 광우병 단계는 광우병 위험의 정도에 따라 광우병위험 미결정국과 통제국, 무시국 순으로 나뉘는데, 미국이 이번에 가장 안전한 등급을 받은 것이다. 위험무시국은 광우병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국가란 의미다. OIE는 불가리아와 코스타리카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단계인 위험 미결정국에서 위험통제국으로 변경했다.
이번에 OIE가 상정한 광우병 지위 승인 변경안에 대해 모든 참가국들이 동의 의견을 표시했으나 우리나라는 기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OIE의 전문가 집단인 특별작업반이 미국의 BSE 위험 무시국 지위 부여에 대해 의견 일치가 되지 않았으나 과학위원회는 무시국 조건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렸다"며 "이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변경안에 대해 기권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단은 OIE 측에 앞으로 광우병 위험 평가 관련 자료를 직접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이 위험 무시국 판정을 받음에 따라 향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추가 개방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미 양국이 지난 2008년 4월 합의한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은 '양국 가운데 한쪽이 협의를 요청하면 7일 이내에 상대방이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농림부는 "미국의 지위 변경에도 불구, 양국 간 합의된 미국산 소고기 및 소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에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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