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대영박물관과 빅토리아&앨버트(V&A) 뮤지엄이 옻칠 사발 등 한국의 현대 공예품을 최근 구매했다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9일 밝혔다. 국내 현대 공예작품을 세계 유수의 박물관이 작품으로 구매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공예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영국 공예청 주관으로 열린 국제아트오브제전시회에 첫 참가한 한국 작가들 중 정해조씨(사발 세트)와 장연순씨(삼베를 재료로 한 공예)의 작품에 대해 두 박물관이 전시 후 구매 의사를 밝혔다.
이번 페어에 전시된 작품은 정해조씨의 경우 옻칠로 전통 오방색을 그릇에 구현한 '오색광율' 등 여러 사발들이었고, 장연순씨는 마닐라삼 섬유인 아바카에 인디고 염색으로 쪽빛을 내 겹겹이 쌓인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구조물인 '매트릭스Ⅱ'였다. 대영박물관은 정씨 작품 중 흑색 사발인 '흑광율'을, V&A는 장씨의 작품을 구매했다.
특히 한국관에 이미 고려, 조선의 나전칠기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의 경우 당초 구매 계획이 없었으나 참가 작품을 보고 긴급 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작품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진흥원은 전했다. 공예디자인진흥원은 이번 영국 주요 박물관들의 한국 공예 작품 구매가 유럽내 다른 박물관들에서 한국 현대 공예품에 관심을 보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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