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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벌백계로 다뤄야 할 육사 교내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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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벌백계로 다뤄야 할 육사 교내 성폭행

입력
2013.05.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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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교내에서 남자 선배생도가 후배 여자생도를 성폭행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육군에 따르면 육사 '생도의 날' 축제 기간이었던 지난 22일 술에 취한 2학년 생도를 4학년 생도가 자신의 숙소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당시 운동회를 마친 생도 중 같은 학과 소속 20여명이 지도교수와 함께 교내 잔디밭에서 폭탄주를 마셨다고 한다. 피해 생도는 술을 이기지 못해 구토까지 하는 상태였다.

육사 생도는 선후배 이전에 동료이자 전우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전우를 보살피기는커녕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한 것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행위다. 명예와 리더십을 생명으로 하는 육사에서 무엇을 배우고 가르쳤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011년부터 지도교수 주관 아래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음주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고 하나 대낮부터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신 것부터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반 대학에서도 과도한 음주문화에 대한 자제 여론이 비등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병영이나 마찬가지인 육사에서 폭탄주를 돌린 지도교수에 대한 엄중 문책이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군 당국의 축소ㆍ은폐 의혹이다. 육군과 육사는 일부 언론에서 취재에 나서기 전까지 6일 동안 비밀에 부쳤다. 여생도의 신원이 알려질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고는 하나 남자생도 개인의 일탈로 몰아 처벌하는 선에서 봉합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성(性) 군기의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대한 사안이다. 교장을 비롯한 육사 간부들의 지휘감독 책임도 엄히 물어야 한다.

지난달 국방차관 주재로 열린 전군 감사관계관 회의에서는 새 정부의 4대 사회악 척결 의지에 맞춰 성 군기 확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최근 사관학교뿐 아니라 각급 부대에 여군들이 늘어나면서 군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나 가해 장교나 부사관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근절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사건이 군내 전반에 성 군기를 확립하는 계기가 되도록 엄정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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