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야생화군락지로 알려진 강원 정선군 만항마을에 들어설 풍력발전 단지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29일 정선군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과 동성, 삼성중공업이 공동출자 한 정암풍력발전은 2014년까지 1,020억원을 들여 고한읍 고한리 산 216의 1번지 일대에 2.5㎿급 풍력발전기 16기(설비용량 40㎿)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정책에 맞춰 민간주도로 추진된다. 해당부지는 정암사 소유의 사찰림으로 업체 측은 지난해 12월 임대차 계약을 맺고, 지난달 2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은 풍력단지에서 한전태백변전소까지 13.8㎞구간에 선로를 연결한 뒤 공급한다. 이를 위해 태백변전소에서 오투리조트와 태백선수촌을 거쳐 풍력단지까지 전봇대 245개가 설치된다.
때문에 풍력발전 건설부지가 생태 1등급으로 보존지역인 백두대간 구간은 벗어났지만 지역주민은 환경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결국 주민들이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정선군 고한읍 번영회와 이장협의회, 고한중·고 총동문회 등 26개 지역사회단체는 최근 '만항재 풍력발전단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결성하고 백지화 투쟁에 나섰다. 비대위는 "풍력발전단지 사업부지가 백두대간의 주능선인 함백산과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자연생태관광지인 데다, 향후 산채재배단지 및 수목원계획까지 예정돼 있어 풍력발전단지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도내 환경단체와 교수진도 31일 만항재 일대 풍력단지 사업부지를 방문, 생태환경에 대한 기초조사에 나설 계획이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정암풍력발전은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단지조성을 내세워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풍력발전단지 개발지역은 기존 운탄도로와 연계한 트레킹 코스로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지역 관광명소이자 지역개발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역주민을 설득하고 있다. 또한 전기사업법에 따라 개발지역 주민들이 연간 3,000만원의 지원금과 일시지원액 15억원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강조하며 반발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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