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최초의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심판 출신인 임은주(47) 을지대학교 여가디자인학과 교수가 프로축구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강원FC는 29일 춘천에서 이사회를 열어 임은주 교수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임 교수는 지난해 9월 남종현 그래미 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표이사직을 이어 받게 됐다.
한국 프로축구사에서 여성 대표이사가 선임된 건 처음이다. 2011년 7월 임 교수는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지지를 얻고 대표이사에 도전했지만 이사진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2년 만에 재도전에 나서 꿈을 이루게 됐다.
한국 여성 최초 FIFA 국제 심판 외에도 임 대표이사는 K리그 최초 여성 전임 심판, FIFA 주관 대회 최초의 여성 주심, 아시아 여성 최초 FIFA 심판강사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94년부터 심판으로 변신했다. 98년에는 한국 여성 최초로 FIFA 공인 국제심판이 됐다. 특히 2001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FIFA 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세계 남자축구 대회의 사상 첫 여성 주심으로 활약했다. 2005년부터 축구 행정가로 변신한 그는 2011년 을지대 교수로 임용되면서 후학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초의 여성 대표이사로 새 장을 열었지만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단 재정 확보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강원의 이사진들이 재정 확보의 불투명함 탓에 임 교수의 선임을 반대해왔던 만큼 강원의 살림살이부터 정상화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다.
강원의 재정난은 심각하다. 지난해도 선수단의 임금이 체불되는 사태를 겪었고, 올해 4월에도 선수단 월급을 제 날짜에 지급하지 못했다. 창단 당시 90억원이었던 자본금이 10억원 수준으로 급감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이로 인해 임 대표는 메인 스폰서인 하이원 리조트의 지원금 외의 스폰서 확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강원도로부터의 지원금도 늘려야 한다. 강원도는 매년 10억원씩 지원하고 있고, 올해는 추경 예산으로 10억원을 더 지급했다.
임 대표는 "강등 탈출이 아니라 리그 우승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팀이 돼야 한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강원이라는 팀을 마케팅하겠다"며 청사진을 밝혔다.
한편 강원은 김학범 감독 체제로 계속해서 시즌을 꾸려간다. 강원은 12위(1승5무7패 승점8)에 머물러 있지만 김 감독에 대한 신뢰는 매우 높은 편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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