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탁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참기름이다. 하지만 국산 참깨가 워낙 비싸다 보니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팔기 일쑤고, 요즘에는 옥수수기름을 섞거나 심지어 다 썩은 폐깻묵 추출물에다가 공업용 첨가제로 만든 ‘참기름’도 시중에 나돌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9일 중국산 참깨 원액에 옥수수기름을 혼합해 재래시장과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로 김모(50ㆍ경북 칠곡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4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산 참깨 원액에 값싼 옥수수 기름을 7대3의 비율로 섞어 5억7,600만원어치의 가짜 참기름을 만들어 판매했다.
하지만 이는 약과다. 지난달에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폐깻묵으로 만든 참기름을 만들어 유통시킨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대구수성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전국 참기름집에서 일반 쓰레기와 뒤섞여 있는 폐깻묵을 수거한 뒤 산업용 헥산을 첨가해 참기름향이 나는 ‘향미유’ 3억2,800만원어치를 제조해 음식점 등에 공급한 혐의로 박모(45)씨를 구속했다. 진짜 향미유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제외한 식용유지에 각종 향신료를 넣어 만든 것이지만, 박씨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깻묵으로 향미유를 제조했으며 식당 등에서 대부분 고객은 ‘참기름’으로 알고 섭취했다. 박씨에게 폐깻묵을 넘긴 참기름집에서는 퇴비 제조용으로 수거하는 줄 알았을 정도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가짜 참기름은 오래 전부터 공공연한 일로, 단지 정부가 4대악(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근절 차원에서 불량식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겉으로 드러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4대악 척결에 따른 일과성 단속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단속을 통해 시민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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