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들과 공단관리위원회 직원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뜻과 함께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의 협의 가능성을 밝혔다. 하지만 통일부는 "당국간의 대화에 응하라"며 북한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해 남북관계 복원의 기회는 다시 봉쇄됐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남측이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기업가들의 방문길을 열어줘야 한다"면서 "우리는 방문을 이미 승인한 상태이며 그들이 들어오면 제품 반출 문제를 포함해 공업지구 정상화와 관련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5,000억원 규모의 완제품과 원ㆍ부자재가 남아있는 상태다.
조평통은 특히 "남조선 당국은 신변안전 같은 공연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으면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성원들을 함께 들여보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대화 자체를 부정한 적이 없으며 개성공업지구의 정상화를 위한 근본 문제해결을 시종일관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조평통은 또 "통일부 대변인이 6ㆍ15행사 공동개최 제안을 전면 부정했다"며 "만일 남남갈등이 우려된다면 당국자들도 통일 행사에 참가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북측이 당국간 대화 제의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민간에 대해서만 접촉하는 것은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북한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진정 생각이 있다면 하루 속히 당국간 대화에 나오는 게 적절하다"고 당국간 실무회담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6ㆍ15행사와 관련 "정치적 의도가 있는 이런 행사에 집착하지 말고 조속히 회담에 호응하라"고 일축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11일과 25일 대화 제의에 이어 이달 14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 측 남북협력지구 지원단장과 북측 중앙특구 개발지도 총국장을 대표로 한 당국간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바로 다음날 이를 거부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는 29일 오후 북측의 제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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