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원정출산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지난 주말 미국 하와이 현지병원에서 아들 쌍둥이를 출산했다.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이 미주지역본부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호텔 재개발과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개보수 프로젝트 총괄담당으로 전근 발령을 받고 지난달 초부터 하와이에서 근무하다 아이를 출산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또 "미국에서 근무하다 출산했지만 국적선택 병역의무 이행 등 한국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신 8개월의 39세 임부를 해외로 발령내고 장거리 비행을 하도록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어서 네티즌들은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얻어주기 위한 의도적인 원정출산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구나 조 부사장이 애초에 출산휴가가 아닌 해외 보직을 받아 미국에 간 것이어서 대한항공이 회사 차원에서 원정출산을 도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법무부가 발표한 '개정 국적업무 처리지침'에 따르면 출산을 전후해 국내 기업 또는 단체에 1년 이상 재직하고 해당 기업 또는 단체의 외국 지사에 6개월 이상 파견 근무한 직원은 원정출산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하와이로 출국한 조 부사장이 9월 이후까지 미국에 머문다면 원정출산 예외 규정이 적용돼 자녀의 이중국적 선택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원정출산에 따른 이중국적 혜택 논란을 잠재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조 부사장이 9월 이전에 국내로 돌아오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조 부사장의 귀국시점과 관련해 현재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업무가 끝나는 시점이 돼야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 부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종료시점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이 총괄담당하고 있는 LA 월셔그랜드호텔 재개발은 2017년,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개보수는 올해 말에 끝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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