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당초 3일로 추진되던 방중 일정은 중국측의 제안으로 하루가 늘어났으며 박 대통령은 귀국길에 상하이를 방문할 예정이다.
외교 소식통은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중국측이 최근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해왔다"며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무난한 일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한중 양국 모두에게 껄끄러운 6ㆍ25전쟁 발발일을 피해 6월 26~28일을 박 대통령의 방중 기간으로 중국측에 제안했다. 중국측이 우리 정부의 제안에 하루를 보탠 일정을 제시한 셈인데 우리 정부는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최룡해 북한 특사의 중국 방문 이후 한반도 정세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방중과 맞물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미국, 중국간 1. 5트랙(민간+정부) 차원의 전략대화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상회담에서는 한중 양국 발전의 미래발전 방향에 대한 공동의 비전에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미래비전은 한미 양국이 2009년 6월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한미 공동 미래비전과 유사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한중 정상회담 직후인 7월 2일에는 브루나이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개최된다. 통상 북한 외무상이 ARF에 참석했던 전례에 비춰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중 양국 정상이 대북 메시지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관심사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하이로 건너가 동포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래 역대 한국의 대통령들은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는 상하이에 들르곤 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정상회담 때 상하이를 건너 뛰고 우리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칭다오(靑島)와 쓰촨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청뚜(成都)를 찾은 적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상하이는 거주하는 우리 동포가 많고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상징성이 큰데다 과거 임시정부가 위치했던 곳이라 한중 관계의 역사성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역대 대통령들이 빠짐없이 상하이를 찾은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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