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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2기 가동 중단]전력수급 간당간당한데 원전 스톱 10기로 늘어 '블랙아웃'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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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2기 가동 중단]전력수급 간당간당한데 원전 스톱 10기로 늘어 '블랙아웃' 위기

입력
2013.05.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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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전력수급 전망은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상태. 그런 터에 28일 시험성적이 위조된 부품을 쓴 사실이 드러나 원자력발전소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순식간에 200만㎾의 전력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됐다. 여름철 전력난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23기의 원전가운데 10기가 멈춰서고, 전체 발전용량의 3분의1 이상이 불능상태에 처함에 따라 당장 올 무더위를 어떻게 넘길지 위태롭기 짝이 없어 보인다.

정부도 이례적으로 여름철 전력대란 가능성을 인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가동정지 원전의 부품 교체 기간 동안 유례없는 전력난이 우려된다"며 "당장 6월부터 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되고 8월에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력당국이 예상한 하절기 최대 전력수요는 7,900만㎾였다. 지난해(7,429만㎾)보다 500만㎾가량이 늘었지만, 공급능력을 8,000만㎾로 예상해 수급조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각각 100만㎾인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발전을 멈추면서 200만㎾의 전력 공급이 끊기게 됐다. 여기에 지난달 8일부터 예방정비 중인 신고리1호기(100만㎾)도 위조부품 문제로 정비기간이 연장돼 조기 가동이 힘들게 됐다. 결과적으로 300만㎾의 공급이 줄어들어, 200만㎾의 전력부족사태가 올 수도 있는 셈이다.

정부는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여름ㆍ겨울철마다 원전의 공급확충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원전의 잦은 고장과 가동 중단이 잇따르면서 공급은 거의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날 원안위 결정으로 전국 원전의 40%(23기 중 10기)가 가동정지에 들어갔고, 전체 설비용량 2,071만6㎾ 중 37%(771만6,000㎾)가 놀게 됐다.

정부의 예상처럼 전력 수급의 1차 고비는 6월 초 닥칠 전망이다. 원래 신고리 2호기는 31일부터, 신월성 1호기는 내달 12일부터 예방정비가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원전의 때이른 가동중단으로 최대 2주간을 적은 공급능력으로 버텨야 한다. 게다가 월성 3호기(70만㎾)도 내달 8일부터 정비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전력난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큰 변수는 무더위다. 실제 순간 최대 전력수요가 사상 최고치(7,481만㎾)를 갈아치운 지난해 서울의 8월 평균 최고기온은 30.9도로 전년(29.6도)에 비해 1.3도나 높았다. 기상청은 최근 '여름철 기상 전망'에서 "6월 초 일시적인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8월까지 무더운 날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김우선 전력거래소 수요예측실장은 "산업체의 전력 사용은 수요분산을 통해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지만 관건은 에어컨 등 냉방용 전력수요"라며 "무더위가 언제, 어느 수위로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냉방 수요를 조절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원전 1,2기가 또다시 고장을 낸다면 경우에 따라 제한송전,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산업부는 이날 한진현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9월 말까지를 대책기간으로 선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이 없는 만큼 휴가분산이나 조업조정, 에너지 과소비 단속 강화 등 전기 소비를 줄이는 쪽에 대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국민들이 더위를 참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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