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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 희망 '꽃제비' 9명 북송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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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 희망 '꽃제비' 9명 북송 위기

입력
2013.05.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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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가 한국행을 희망하던 '꽃제비' 출신 탈북 고아 9명을 중국으로 추방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라오스의 탈북민 추방은 이례적인 것으로 현지 북한 대사관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탈북 고아들의 북송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우려된다.

탈북 고아들의 한국행을 돕던 한국인 주모씨는 이날 "어제 오후 6시께 라오스 당국이 아이들을 모두 중국으로 추방했다고 우리 대사관에 통보했다"며 "나도 우리 대사관의 연락을 받고서야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탈북 고아들은 14~23세 정도의 남자 7명과 여자 2명으로 굶주림을 피해 함경북도의 접경지역을 오가다 중국에서 주씨 부부를 만났다. 이들은 주씨 부부의 도움을 받아 지난 9일쯤 중국 국경을 넘어 라오스에 입국했지만 불심검문으로 체포돼 16일쯤 수도 비엔티안에 이민국에 억류됐고, 20일쯤 이민국 조사관 2명에게서 조사를 받았다.

함께 조사 받은 주씨는 "조사관 중 북한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북한 대사관 직원"이라며 북한 개입을 주장했다. 실제 추방된 탈북 고아들은 현지 북한 공관에 넘겨졌고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에 북한 관계자 여러 명이 동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의 억류사실을 파악한 직후 라오스 정부에 신병인도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 측은 처음엔 신병인도 의사를 밝혔으나 갑자기 입장을 변경했고, 추방 사실도 사후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오스 측은 통상적으로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의 경우 1,2주간의 조사가 끝난 뒤 예외 없이 우리 측에 신병을 인계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우호관계에 있는 라오스 정부를 압박해 강제추방 조치를 이끌어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국경통제를 강화한 북한은 동남아시아 탈북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라오스는 2008년 6월 민·형사사건에 대한 상호 법률협조조약과 상호 사회안전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작년 5월엔 리영호 당시 북한군 총참모장이, 8월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라오스를 찾는 등 김정은 체제 들어 고위인사 교류가 부쩍 늘었다.

외교부는 27일 저녁 윤병세 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경수 차관보를 팀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국을 대상으로 탈북 고아들의 북송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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