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아시안컵 '벤치 3인방'의 활약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티켓 획득의 키가 될 전망이다.
조광래 전 감독이 이끌었던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김신욱(25ㆍ울산)과 김보경(24ㆍ카디프시티), 손흥민(21ㆍ함부르크)은 막내급이었다. 이들은 지동원과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박지성(QPR)에게 밀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벤치 3인방'은 같은 처지를 이해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김보경은 티격태격하는 김신욱과 손흥민을 '톰과 제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결국 이들은 유럽과 국내에서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고, 이제는 대표팀의 주축 전력으로 올라섰다. 3인방은 '최강희호'최후의 여정에서 키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신욱과 손흥민은 지난 경기의 아픔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두바이로 출국하면서 "지난 카타르 경기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고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동국과 함께 최전방 공격 요원으로 꼽히는 김신욱은 K리그 클래식 득점 1위를 달리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신욱은 "밀집 수비를 흔들고 괴롭혀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제 역할"이라며 다음달 5일 레바논전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김신욱은 지난 최종 예선 5차전 카타르전에서 선발로 출전했음에도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해 레바논전을 누구보다도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은 2011년 레바논 원정 경기의 빚을 갚겠다고 벼르고 있다. 최강희 감독도 손흥민의 커진 존재감 때문에 이날 출국 인터뷰에서 "이동국과 손흥민을 같이 세우는 조합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슈퍼 탤런트' 손흥민은 '베이루트 참사' 당시 선발로 출전했지만 미미한 활약 끝에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결국 한국은 1-2로 패했다. 손흥민은 "당시에는 긴장한 상태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번 3연전에서 한 골은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골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아시안컵 당시 박지성의 그늘에 가려진 김보경도 중앙 미드필더 변신을 꾀하고 있다. 측면 공격수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와 일본 세레소 오사카 시절에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한 바 있다. 김보경은 "가운데가 주 포지션일 정도로 편하다. 대표팀에서도 중앙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고 싶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보경은 구자철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빠진 허리진을 김남일(인천)과 함께 이끌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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