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절차에 들어간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KB금융과 농협금융 각각 11명과 13명의 1차 후보를 선정했으나, 유력한 회장 후보군이 2~3명 정도로 압축된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1명의 1차 후보를 대상으로 이번 주 중 당사자에게 지원 의사를 확인하고, 조만간 3~5명의 2차 후보를 선정키로 했다. 이어 내주 말로 예정된 심층 면접일에는 압축된 후보를 모두 불러 면접을 실시한 후 당일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회추위 관계자는 "후보들 가운데 고사하는 분들이 있다"며 지원 의사와 평판 등을 점검한 뒤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경우 현재 1차 후보 11명에는 임영록 KB금융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최기의 국민카드 사장, 남경우 전 KB선물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등 KB금융 출신들이 대거 포함됐다. 여기에 관료 출신인 진동수, 김석동 등 금융위원장 출신들과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오갑수 전 금감원 부원장이 이름을 올렸고,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이 자천타천으로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이름이 올랐다"며 "맡을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과 김종창 전 금감원장, 하영구 씨티금융 회장 등도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임영록 사장, 민병덕 행장 등 내부 출신과 이동걸 전 부회장 등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협금융 회추위는 "27일부터 1박2일 간 헤드헌팅 업체와 내부 추천으로 받은 68명의 후보를 심사해 이를 13명으로 압축했다"고 이날 밝혔다. 1차 후보군에는 관료, 금융권 출신 등이 골고루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다음주 초 2차 회의에서 후보를 5명 안팎으로 압축한 뒤 투표를 통해 단독 후보를 내세울 예정이다.
농협 안팎에선 신동규 전 회장이 농협중앙회의 경영간섭 등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만큼 이번에는 중앙회와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내부 출신이 발탁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2005~08년 농협신용대표를 지낸 정용근 전 대표와 뒤를 이어 2012년 초까지 신용대표를 한 김태영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지주 출범 후 초대회장을 지낸 신충식 농협은행장이 다시 겸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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