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7일(현지시간) 현충일(메모리얼 데이)을 맞이한 가운데 2차 세계대전 참전 미군의 ‘군번줄’이 69년 만에 주인 품에 돌아왔다.
뉴욕에서 귀금속점을 운영하는 퇴역군인 어빙 맨(88)씨는 얼마 전 프랑스 샹파뉴아르덴에 사는 한 여성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소피 라폴리(36)라는 여성이 자신의 집 보리밭에서 맨씨의 군번 인식표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맨씨는 “처음엔 이메일 내용이 스캠(휴대전화나 문자를 이용해 특정사이트로 유도하는 사기수법)인 줄 알았다”며 “그러나 이 여성과 이메일을 계속 주고받으면서 의심이 조금씩 사라졌고, 특히 그가 적어 보낸 군번 ‘42023412’를 본 순간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맨씨는 군번을 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마침내 인식표를 돌려받은 맨씨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영국 중심의 연합군이 1944년 6월 독일 나치군에 맞서 벌인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미군 제90보병사단 소속이었다. 연합군은 노르망디에 15만명의 병사와 6,000여척의 함정 등 막대한 전력을 투입한 끝에 7개 사단을 상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작전은 연합군 승리에 결정적인 계기로 평가된다. 맨씨는 “그때 참호를 만들다가 인식표를 떨어뜨린 것 같다”며 “그 보리밭은 69년 동안 경작을 수차례 반복했을 텐데, 그 오랜 세월 이후에 다시 발견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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