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7일 북한을 향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며 "비핵화와 관련된 국제의무와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첫 내외신 합동 브리핑을 갖고 최근 북한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6자회담 등 대화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어 북한의 진정성과 관련, "9ㆍ19공동성명의 출발점인 핵 포기와 수 차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서 나타난 국제사회의 요구를 북한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표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 동안 북한이 3차 핵실험까지 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접근하기는 어렵다" 고 강조했다.
다만 윤 장관은 현 시점에서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해 "행동을 좀더 지켜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유보했다.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등 대화재개의 여러 전제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대화의 문을 닫아놓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달 조태용 6자회담 수석대표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보내 북한의 의도를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7월2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남북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 "북한 외무상이 올지 정확히 들여다 본 후에 생각해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장관은 북한 특사의 방중 이후 북한-중국 대 한국-미국의 대결구도가 재현될 우려에 대해 "중국이 과거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으며 한중간, 한미중간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일축했다.
윤 장관은 일본 정치권의 역사왜곡과 우경화에 대해 "이런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정상급은 물론 고위급 교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잇단 망언에 대해서는 "상식에 어긋나는 민망하고 창피스런 언급들"이라며 "그런 얘기를 유엔총회나 미국 의회에서 해보면 어떤 반응이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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