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53) CJ그룹 회장과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최교일(51)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CJ그룹에 대한 압수수색 당일 현장에 나온 수사검사들에게 전화해 수사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지검장은 지난달 퇴임하기 전까지 1년7개월 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며 CJ그룹을 수사 중인 특수2부(부장 윤대진)를 지휘해왔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최 전 지검장은 CJ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된 지난 21일 현장에서 압수수색을 지휘하던 특수2부 검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는 7명의 검사가 나가 있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최 전 지검장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검사들은 수사관 80여명과 함께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와 쌍림동 제일제당 사옥, 장충동 CJ경영연구소, 필동 CJ인재원 등에 각각 나가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문건 등을 확보하고 있었다.
최 전 지검장이 당시 전화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사팀 내부에서는 최 전 지검장이 수사상황을 물으면서 '너무 무리한 압수수색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 전 지검장은 이 회장과 고려대 법대 동문으로 오래 전부터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4월8일 퇴임 후 외국에 머물고 있다가 CJ그룹 수사 소식을 접한 후 곧바로 귀국해 이 회장에게 검찰 수사와 관련해 직ㆍ간접적으로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한변호사협회에 5월8일자로 변호사 등록을 했지만, 현재 CJ그룹의 공식 변호인단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들이다.
한국일보는 최 전 지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CJ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CJ와 CJ제일제당의 2004년, 2007년, 2008년 등 3년치 주식 거래 내역을 통해 이 회장의 해외 비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 명의자와 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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