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약값과 병원비 지출마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보건비 지출은 17만1,4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009년 1분기(-1.2%)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주요 보건지출 항목 중 외래치료서비스는 2.2% 감소했다. 아파도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버티거나 병원 방문 시기를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반면 상대적으로 치료를 연기하기 힘든 치과서비스의 지출 항목은 18.8% 증가했다. 의약품과 의료용 소모품 지출도 각각 2.3%와 3.0%씩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월평균 소비지출액 254만2,563원 중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로 통계청이 가계동향 통계를 새로운 기준으로 바꾼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병원비와 함께 필수 소비 항목으로 꼽히는 교통비도 감소했다. 주차료나 통행료, 렌터카 비용, 운전교습비 등이 포함되는 기타교통관련서비스 비용은 올해 1분기 월평균 1만16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나 급감했다.
자기 개발에 사용하는 학원비도 줄였다. 특히 대학생 이상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 어학 학원 등이 포함된 성인학원교육비는 월평균 1만154원으로 14.4% 급감했다.
문화ㆍ여가, 교육, 인테리어 등의 지출도 줄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오락ㆍ문화비 지출은 14만3,300원으로 지난해보다 3.3% 늘었지만 전년 1분기 증가율(5.9%)의 절반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오락비나 내구재 소비뿐 아니라 병원비나 교통비 등 필수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소비 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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