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쭈나이차 둘, 라씨 하나 주세요.”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학생회관 318호. ‘허브 더 카페’(HUVE the Cafe)라고 적힌 12㎡ 남짓한 작은 공간에선 생소한 이름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대만을 대표하는 쩐쭈나이차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버블티의 원조입니다.” 이 카페의 대표 조현우(27ㆍ이란어과4)씨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꼽아달란 말에 직접 만든 쩐쭈나이차를 선보이며 말했다.
인도에서 즐겨먹는 디저트 ‘라씨’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은 그는 “가장 저렴한 인도 홍차 떼마니스(600원)부터 제일 비싼 러시아 무알콜 와인 샹그리아(3,700원)까지 6개 대륙 별로 나눈 27가지의 음료 모두 두루두루 사랑 받고 있다”며 웃었다.
카페는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창업에 뛰어들어보자’는 판단에 이 학교 창업동아리 ‘HUVE’ 회장 조씨가 회원 이정욱(26ㆍ법학과3), 김연지(22ㆍ경영학과2)씨와 의기투합해 만든 세계음료전문점이다. 지난해 5월 같은 장소에 야심 차게 준비했던 공정무역 커피전문점이 영업부진으로 실패하자 40여 개의 언어학과가 있는 외대만의 특징을 살려보자며 다시 머리를 맞대 50만원으로 만든 카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7시까지 5~6명의 동아리 회원들이 교대로 출근도장을 찍으며 음료를 만들고 수업이 끝나면 이태원 등지를 발로 뛰며 음료 재료까지 직접 구입한다. 외대에 다니는 외국인들을 섭외해 맛 자문을 구한 뒤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은 후에야 판매를 시작하는 프로의식도 갖췄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하루에 300여명이 방문하고, 외국인 비율도 전체 손님의 20%나 된다.
지금은 동아리 활동의 연장이지만 언젠가는 외대에 정식으로 입점해 학교를 더 빛내고 싶다는 조씨는 판매수익 전액을 학교 장학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카페를 이만큼 키우고 살린 건 외대생들이니까 수익도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