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훈국제중이 지난해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에서 영훈초 출신 학생에게 편파적인 점수를 주고, 대원국제중 비경제적 사배자 신입생의 약 70%가 부유층으로 확인되는 등 국제중 사배자 전형의 문제가 추가로 드러났다.
신학용ㆍ유기홍 민주당 의원과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 등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야당의원 15명은 27일 영훈ㆍ대원ㆍ청심국제중 등 3곳의 2012∼2013년도 사배자 전형 지원자 채점표와 거주지와 부모 직업 등을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영훈국제중의 경우 성적조작으로 합격시킨 비경제적 사배자 신입생의 대다수가 같은 재단의 영훈초등학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영훈국제중은 사배자 전형 합격자를 미리 내정해 놓고 총점의 23%를 차지하는 주관적 채점영역(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에서 만점을 주는 식으로 당락을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다. 의원들의 분석 결과 주관적 점수 만점을 받아 입학한 3명 중 2명이 영훈초 출신이었고, 주관적 채점영역 중 추천서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 10명 중 6명이 영훈초 출신이었다.
또 교과성적 출석 봉사 자기개발계획서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학생이 추천서 평가에서 5.0999999점을 받아 탈락한 사례도 발견됐다. 2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한 추천서 점수가 소수점까지 나오는 비상식적 수치다. 의원실 관계자는 "심사자가 이렇게 소수점까지 평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당락을 조작하기 위해 끼워맞춘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영훈국제중 추천서 평가 점수는 4.7~30점으로 벌어져 명확한 채점기준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밖에 원서를 제출하지도 않은 학생이 추가합격자로 선발되거나 전형과정에 자료 정리 실수로 점수가 더 낮은 학생이 합격하는 등 부실한 관리를 보인 사례도 나타났다.
대원국제중은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중 거주지가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 3구이거나 그 외 지역에서 10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살고 있어 부유층으로 분류된 학생이 2012~2013학년도 각각 11명이었다. 의원들이 거주지를 확인한 13명 중 84.6%, 비경제적 사배자 전체 신입생 16명 중 68.8%를 차지한다. 경기 6%, 청심국제중까지 합치면 자료가 취합된 56명 중 34명(60.7%)이 이에 해당했다. 20억원 이상 자택에 거주하는 학생도 7명이 포함됐다.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부모 직업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뿐 아니라 정보통신 업체 대표, 시멘트 업체 전 대표 등 부유층이 많았고, 대원국제중에 합격한 한 학생은 하루 숙박비가 61만~195만원에 이르는 서울 시내의 고급호텔을 거주지로 적어내기도 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이 필요한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의원들은 영훈ㆍ대원국제중에 대한 설립승인 취소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요구하고, 경기도교육청에 청심국제중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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