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의 명물인 노루 포획이 오는 7월부터 허용된다.
제주도는 노루의 서식 여건을 고려해 해발 400m 이하 피해 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1㎞ 이내에서 포획을 허용하는 내용의 지침(안)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3월 야생 노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줘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7월1일부터 3년간 한시적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에 포함해 총기류, 올무 등으로 포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도는 조례 시행에 앞서 노루의 적절한 포획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6월말까지 200마리 노루를 생포해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이주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노루의 민첩성과 야행성 등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의 의뢰를 받은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도지부는 엽사 6명과 마취총 3대를 동원해 매일 노루 생포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지난 26일까지 생포에 성공한 노루는 9마리에 지나지 않고 있다. 마취총의 사거리가 30~40ｍ에 지나지 않은 데다 총알 속도가 느린 탓에 노루가 미리 알아차려 피하는 사례가 많아 명중률이 30~40%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에 도는 최근 행정시, 읍면동 실무자 협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단체ㆍ기관 의견 사항 등을 토대로 노루포획업무 처리 지침을 마련했다.
노루 포획허가지역은 서식 여건을 감안해 해발 400m이하 피해 농림업 지역에서 가능하다. 노루 포획을 위해서는 읍ㆍ면 지역은 이장으로부터, 동지역은 동장으로부터 노루에 의해 농림업 피해 사실을 확인받아야 한다. 노루 포획도구는 총기류와 생포용 틀, 그물에 한해 사용할 수 있고, 총기류 사용은 관할 경찰서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포획허가기간은 2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했으며 다만 피해가 지속 발생할 때에는 현장 확인 후 재 포획 허가가 가능토록 했다. 포획한 노루는 자가소비용 등으로 처리하되 상업적으로 거래하거나 유통 등 불법행위는 금지된다.
한편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가 2011년 제주도 전역에서 서식하는 야생 노루의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모두 2만570마리로 집계됐다. 적정 수준인 3,000마리보다 6.9배나 많다. 노루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는 2010년 218농가 6억600만원, 2011년 275농가 13억6,200만원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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