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주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선수단 전체를 이끌 수 있는 카리스마와 함께 선후배를 아우르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다리를 이어주는 것도 주장이 할 일이다. 그리고 주장은 무엇보다 실력으로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
실력으로 보여주는 이택근-최형우-홍성흔
이택근(34)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다. 이택근을 2012년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50억원에 넥센에 다시 데려온 것은 그만큼 선수단을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는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의 바람도 포함돼 있었다. 이택근은 23일 현재 타율이 2할7푼7리로 이름 값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최근 6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3차례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주장을 맡은 최형우(30)도 삼성 4번 타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며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3할3푼3리 5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인 최형우는 빈틈 없는 삼성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친정 팀에 돌아온 홍성흔(36ㆍ두산)도 4번 타자로서 34타점(3위)을 뽑아내며 실력으로 모든 걸 증명하고 있다. KIA의 안방마님 김상훈도 안정된 투수 리드로 KIA 투수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부상으로 주춤한 조성환과 정근우
롯데 내야수 조성환(37)은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만에 다시 주장을 맡았다. 2008년 중반부터 2010년까지 주장을 맡으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던 조성환은 최근 허벅지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힘겹게 5할 승부를 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조성환이 예상외로 회복이 빨리 되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SK도 시범 경기 때 박정권에서 정근우(31)로 주장을 교체했다. 유쾌한 정근우가 팀 분위기를 아울러 선수들을 잘 이끌어 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정근우는 시즌 초반부터 이상하리만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햄스트링 부상으로 몸이 정상이 아니다. 타율 2할5푼9리 15타점 8도루에 그치고 있다. 어느덧 6위까지 내려간 팀 순위를 끌어 올리기 위해선 정근우의 분전이 필요하다.
반면 재활을 마치고 지난 7일에야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LG의 캡틴 이병규(39)는 부상을 털고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1경기에서 3할3푼3리(42타수 1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병규는 LG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고군분투하는 이호준과 김태균
올 시즌 2약으로 분류되는 NC와 한화의 주장을 맡고 있는 이호준(37)과 김태균(31)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신생 구단 NC의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이호준은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타율(0.238)은 조금 낮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을 때려주면서 8홈런 3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최고 연봉자(15억원)인 김태균은 3할2푼2리 3홈런 20타점을 기록, 꾸준히 잘하고 있지만 팀의 부진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클린업 트리오인 최진행과 김태완이 엇박자를 내면서 집중견제를 받고 있는 김태균은 최근 46경기 연속 출루하고 있다. 5월 들어서만 17경기에서 무려 27개의 4사구를 얻어냈다. 그만큼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심하다. 개막 이후 최다인 13연패에서 벗어난 뒤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던 김태균은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