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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오히려 이슬람 포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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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오히려 이슬람 포용론

입력
2013.05.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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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가 영국군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영국에서는 "테러에는 분노하되 이슬람을 배격하지는 말자"는 이슬람 포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영국 언론들은 전날 사건 발생 후 현장과 가까운 울위치 기차역에서 이슬람 반대 단체 영국수호리그(EDL) 소속 250여명이 시위했고 곳곳에 있는 이슬람사원이 공격 당하는 등 수십 건의 이슬람 혐오 범죄가 잇따랐지만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계는 이슬람을 급진주의와 동일시하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데 뜻을 모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사건은 건전한 이슬람 문화에 대한 배신"이라며 "급진주의에 빠진 일탈적 개인들"에 책임을 돌렸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 역시 이번 사건이 종교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영국은 관용과 포용의 나라"라며 "이번 사건을 분열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전 정당인 존중당 소속인 조지 갤러웨이 하원의원은 "이슬람 반대 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에게 냉정을 당부했다.

영국 이슬람계 인사들도 극단주의를 비난하며 테러에 대항한 영국의 단합을 주문했다. 모하메드 샤피크 라마다재단 회장은 "영국이 단합하면 테러 세력은 승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크바르 칸 이슬람영국연대 이사는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빼앗는 극단주의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슬람 단체 회원들은 "이슬람 교리상 테러는 정당화할 수 없다"며 "국가를 분열시키는 극우 세력이 이번 사건에서 힘을 얻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피살된 피해자는 육군 소속 25세 남성 리 릭비로 확인됐다. 고인은 2006년 입대했고 2009년까지 아프가니스탄 부대에서 두 차례에 걸쳐 6개월 간 복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 소속 부대는 키프로스에 주둔하고 있지만 고인은 런던에서 신병 모집 임무를 수행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두살배기 아들이 있는 고인은 부대에서 드럼을 연주했고 고향 축구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열성 팬이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29세 남녀 용의자 두 명을 추가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테러 조직 연계 가능성을 조사 중이지만 뚜렷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용의자 중 한 명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테러조직 알샤바브에 가입하려다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영국 MI5(국내정보국)가 사전에 용의자들을 주의 대상으로 인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정보 당국의 부실 대응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용의자 중 한 명인 마이클 오루미데 아데볼라요의 가족은 "3년간 정보 당국의 괴롭힘이 있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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