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들끓는 새로운 도전… MBC 새 출발 앞둔 시점서 이젠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 들어JTBC 한계 불구 가능성 보여 선택● 균형·공정·팩트·품위 4원칙기업문제 드러난 팩트 안 놓칠 것… 삼성 백혈병 문제도 다뤄야죠시청자·시민사회 기대 부응 전력… 비판받는 상황 오면 그만둘 것● 9·10월쯤 뉴스 확 바꿀 것선수 출신 감독 다들 잘하던데… 포맷 포함해 과감한 실험뉴스제작 지휘도 자신있어 조정역할, MBC서 매일 해온 일
손석희는 손석희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13년간 진행하며 이른바 '라디오 저널리즘'을 선도했고, '100분 토론'이 가장 '100분 토론'다웠던 시절의 진행자였으며,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 정치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면서도 가장 경계하는 인터뷰어,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인물로 꼽혀 온 사람. 이런 구구한 설명을 굳이 달지 않아도 그의 이름 석 자는 대중들에게 '공정과 균형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이름이 들먹여졌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2006년 아나운서국장을 끝으로 퇴사해 성신여대 교수로 옮긴 뒤에도 마이크를 놓지 않고 이명박 정부 5년간 처참하게 무너진 공영방송 MBC의 공정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MBC를 떠났다. 교수직도 버린 채 중앙일보 소유 종합편성채널 JTBC로 갔다. 지난 9일 밤 한국일보의 단독 보도로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여론은 충격과 허탈, 분노로 들끓었다. 안타깝지만 "정론의 저널리즘을 내 의지로 실천하겠다"는 그의 다짐을 믿고 격려한다는 이들이나 "향후 행보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이들, "잘못된 선택" 혹은 "배신"이라고 맹비난하는 쪽 모두 이유는 같았다. "손석희여서, 손석희니까."
JTBC 보도 부문 사장 손석희(57). 낯선 직함을 단 그를 23일 만났다. "이 걸로 빚 털었어요." 지난해 가을 필자에게 '시선집중'의 뉴스 브리핑을 맡기려다 김재철 전 사장을 줄기차게 비판한 전력이 문제가 돼 무산됐던 "아픈 기억"을 인터뷰로 갚는다는 말이었다. 옛일은 옛일. 느닷없(어 보이)는 결정에 대해 인터뷰어로서, 또 언론계 동료로서 궁금한 것들을 탈탈 털어 물었다. 그는 더러 머뭇거리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지만 진심을 전하려는 듯 천천히 또박또박 답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MBC를 왜 떠났습니까? 떠나야만 했습니까?
아시다시피 MBC가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겪었잖아요. 지난해 반년 가까이 이어진 파업, 그 이후에도 계속된 갈등 속에서 '시선집중'을 '시선집중'답게 지키기 위해 저도, 제작진도, MBC 동료들도 고생이 참 많았어요. 올 들어 김재철 사장이 그만두고 MBC가 새 출발을 앞둔 시점에서, 뭐랄까 이제는 좀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뿐이에요.(지인들은 그가 PD 교체, 섭외한 출연자의 출연 취소, 토요일 방송 일방 폐지 등 집요한 괴롭힘을 당하면서 "너무 힘들다" "더 있는 게 구차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일로 MBC가 큰 타격을 입고 '종편보다 못한 방송'이란 말까지 듣게 됐는데.
그건 MBC를 너무 폄하하는 말이에요. MBC가 그렇게 허약하거나 만만한 조직은 아니에요. 더 나은 후배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왜 하필 JTBC를 택했습니까?
오래 전부터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제가 갈 길은 저널리즘밖에 없잖아요. 우리사회가 갈등의 골이 너무 깊은데 매스미디어가 그 갈등을 해결까지는 못해도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문제의식이에요. 그러려면 진보 진영이든, 보수 진영이든 합리적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고 봐요. 물론 JTBC가 여러 한계를 갖고 있지만, 제가 보기엔 가능하면 합리적인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노력이 내재돼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도전해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쉬우면 도전의 의미가 없고 불가능해도 의미가 없을 텐데, 어렵더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니까 선택을 한 거죠.
언론만 보면 보수-진보의 갈등 자체보다 다양성의 부족,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일컬어지는 보수 절대우위 상황이 문제인데, 통합을 지향한다면 보수 쪽이 아니라 진보나 중도 혹은 대안 언론에서 역할을 찾았어야 한다고 보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역할도 필요하고, 저 같은 역할도 필요해요. 보수 언론이라고 표현하지만, 제가 지향하는 것은 합리적 중도, 균형을 갖춘 언론이에요. 우리 나이로 쉰 여덟이니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텐데, (승부수를) 던져 보고 싶었어요. 훗날 이 마지막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제가 지금 느끼는 중압감을 아마 상상하기 어려울 거예요. 새벽 방송을 오래 해 요즘도 오전 4시 반이나 5시면 눈을 뜨는데, 스트레이트로 자 본 적이 없어요. 중간에 자꾸 깨고, 깨 보면 식은땀에 푹 젖어 있죠.
결심하는 과정에서 홍석현 회장을 직접 만났나요?
그게 뭐 중요해요?
매형인 주철환 JTBC 대PD의 꼬임이 결정적이었나요?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잖아요. 주 선배를 비롯해 여러 선배, 동료들의 조언을 받았어요. 의외로 제 생각에 찬성해주는 분이 많아 큰 힘이 됐죠. 그 과정에서 목적의식도 더 다듬어 갖게 됐어요. 물론 반대도 있었지만, 그렇게 격렬하진 않았어요.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22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한국인 명단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조중동과 종편들 출입을 금지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차차 개선해 나가야죠. 그런 판단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로 탄생했고, 채널 배정 등 온갖 특혜를 받았던 종편에 대해 일각에선 '정치적 사생아' '사회악'으로 규정해 폐지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태생이 어떻든 이미 존재하는 방송은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인가요?
이게 실용주의인지 모르겠는데, 인정하느냐 마느냐를 떠나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론의 저널리즘을 펼쳐보겠다고 했잖아요. 팩트는 팩트대로 인정하고 가치관이 부딪치는 사안은 균형 있게 다룬다는 거예요. 자꾸 어렵다고 하니까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게 왜 불가능하죠?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여태까지 방송을 통해 해 왔던 게 바로 그거예요. JTBC 출근 첫 날 부장단 회의에서 균형, 공정, 팩트, 품위 네 가지 원칙을 말했어요. 한 부장이 기업 문제는 어떻게 다룰 거냐고 묻더군요. 삼성을 포함해 어떤 문제든 이 원칙에서 예외가 없다고 했어요. 최소한 드러난 팩트를 놓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당장 다 지킬 순 없겠지만, 1년이 될 수도 있고 그보다 빠를 수도 있고 평가가 필요한 시점에서, 그 원칙들을 지키지 못해 비판 받는 상황이 오면 그만둘 거예요. 농담 아니에요.
사실 삼성 문제는 드러난 팩트를 놓치지 않는 것보다 다들 외면해 온 숨은 문제를 파헤치는 게 더 중요한데, 적극적인 탐사ㆍ기획 취재까지 하겠다는 건가요?
기존 언론은 드러난 팩트를 다 다뤘나요? 솔직히 얘기하자고요. 드러난 팩트를 다 다루겠다는 게 무게가 약한가요? 이게 결코 쉬운 얘기가 아니에요. 제가 '시선집중'을 하면서 삼성이든 다른 기업이든 사회적 문제가 됐을 때 비켜간 적이 없어요. 모르고 놓친 적은 있겠지만 의도적으로 피한 적은 없어요. 여기서도 최소한 그 정도는 하겠다는 거예요. 물론 탐사보도도 필요하고 역량이 된다면 해야죠, 할 겁니다.
공영방송과 주인 있는 회사는 달라요.
공영방송이라고 제가 MBC에 있을 때 쉽고 편하게 했다고 생각해요? 아니에요. 이제 막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한테 '야, 길 막혔어, 가지 마' 자꾸 이러는데, 누가 가 봤냐고요!(웃음) 막다른 골목인지 아닌지 가 보고, 막혔으면 넘어가 봐야죠. 물론 미심쩍은 부분이 있겠죠. 그래서 제가 열흘 동안 기대와 우려, 힐난을 받았잖아요. 좀 지켜봐 주시고, 이 인간이 정말 막다른 골목 앞에서 꼼수 부린다고 생각하면 욕 하세요. 그러면 그걸로 끝나는 거죠. 쿨하게 생각하자고요.
이를테면 삼성반도체의 백혈병 문제도 다룰 수 있어요?
다뤄야죠. 두고 보세요, 좀. 비판할 생각만 하지 말고.(웃음)
경영진한테도 그렇게 말했나요? 수용하던가요?
했죠.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제가 여기 왔겠어요? 단 정도를 벗어나 뒷얘기를 흥미 위주로 다루지는 않을 거예요.
보도 부문 사장이란 직함은 생소한데, 구체적인 역할이 뭡니까?
간단히 말하면 보도ㆍ시사 부문 콘텐트 책임자예요. 편집회의는 당연히 보도국장, 시사교양국장이 주재하고, 보도본부장 격인 JTBC 보도총괄 겸 중앙일보 편집인이 따로 있어요. 이 분들과 의논해서 하지만 큰 방향과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제가 집니다.
사장이라면 경영에도 관여한다는 말로 들리는데, 전통 저널리즘의 '경영과 편집의 분리' 원칙에서 보면 문제가 있지 않나요?
저는 보도 및 시사교양 부문의 예산 운용과 콘텐트만 책임을 져요. 임원으로서 회의에 참석하긴 하지만 전체 회사의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아요. 사실 경영과 편집의 분리라는 프레임이 요즘은 많이 무너졌는데, 방향과 틀만 잘 잡으면 큰 문제는 없다고 봐요.
방송 진행을 잘 하는 것과 뉴스 제작을 총괄 지휘하는 것은 다른 영역 같은데, 잘 해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근거는 뭔가요?
선수 출신이 감독 잘 하냐, 그 얘기죠? 다들 잘 하던데요.(웃음) 가장 중요한 건 조정 역할인데, MBC에서 매일 한 일이 그거예요. '시선집중' 3,925회를 진행하면서 3,925번 하루 2시간씩 해 온 일이라고요. 아나운서로 뉴스는 물론 시사 프로그램도 해 봤고, 짧지만 기자 경험도 있고, 연출도 해 봤어요. 지つ?자랑인지 모르겠는데, 방송계에서 저만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걸요. 그 경험이 다 좋은 쪽으로 발휘되도록 잘 써야죠.
구성원들 반응은 어떤가요? 세대별로 좀 다르다고 들었는데.
속마음까지야 알 수 없지만, 드러난 현상만 보면 좋아요. 인력이 워낙 부족하니까 경영진도 그렇고 구성원들도 저더러 사람 좀 데려 오라고 하는데, 그렇게는 안 할 거예요. 자칫하면 사단화 해 제가 조직 안에 섞일 수가 없어요. 호칭도 사장 말고 선배라고 부르라고 했어요. 당장 다음주부터 가동할 보도국 태스크포스팀 자원을 받았는데, 취재 인력의 절반인 30명 가까이가 왔어요. 편성 소속인 아나운서들도 오겠다고 하고. 다음주부터 백가쟁명 식으로 죽도록 싸우면서 방향을 정하고 6, 7월 구체화 작업을 거쳐 9, 10월쯤 뉴스를 확 바꿀 겁니다. 뉴스 포맷을 포함해 지금까지 어디서도 해보지 않은 실험을 과감하게 할 거예요. 개인적으로 생각해 둔 아이디어가 많은데, 자세한 건 얘기 못합니다. 영업비밀이니까.(웃음)
TV조선, 채널A, MBN이 돈이 적게 드는 뉴스, 시사 프로그램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JTBC는 드라마와 예능에도 투자를 많이 해 모양새 면에선 가장 '종합편성'채널답다. 하지만 평균 시청률은 4개 종편 중 꼴찌, 특히 뉴스 부문은 존재감이 거의 없다는 말까지 듣는다. 손 사장 영입을 계기로 뉴스의 질을 높여 검증 안 된 평론가 동원, 자극적인 보도 등으로 값싸게 시청률을 올리는 데 급급한 다른 종편들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는 양날의 칼일 수 있다. 손 사장 취임 직후 5ㆍ18 북한개입설 주장을 강하게 비판해 반짝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손석희의 변절'을 매섭게 질타하는 쪽에서 더 혹독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뉴스의 질과 시청률의 상관관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시청률 스트레스요? 제가 '시선집중' 같은 '업계 1위' 프로그램만 해 온 것도 아니고 지는 경기, 이기는 경기 다 해 봤기 때문에 그런 스트레스는 별로 안 받아요. 신생 방송의 문제 중 하나가 조급증에 빠져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내려 버린다는 건데, 우선 채널과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확실히 구축하려고 해요. 제가 '창업 전문'이에요.(웃음) 그동안 맡은 프로그램의 90% 이상이 새로 만든 거였어요.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해 나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경영진이 마냥 기다려줄까요? 결국 시청률을 가장 빨리 확실하게 올리는 방법인 '앵커 손석희' 카드를 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취임 전 인터뷰를 한 주간지 시사IN에서 '마이크를 놓았다'고 썼지만, 그 얘기는 좀 미묘해요. 찬반 양론이 다 있어요. 정말 네 생각대로 뉴스를 바꾸려면 마이크 틀어쥐고 기사 문구까지 다 체크해야 한다는 주장과 좋은 방송 운운했지만 '결국 앵커 하려고 간 거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으니 섣불리 나서지 말라는 의견, 모두 일리가 있어요. 다만 지금은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라는 거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경중도 있는 법이잖아요.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더 시급하죠.
'삼성공화국'이란 말도 있듯이 정권은 바뀌어도 움직이지 않는 사회체제의 중심에 삼성이 놓여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아요. 삼성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중앙일보, JTBC가 과연 언론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요?
그런 인식이 뿌리깊은 만큼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저는 성공한 거라고 봐요. 공영이냐 민영이냐에 따라 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언론은 정치권력과 자본, 시민사회로부터 모두 일정한 영향을 받잖아요. 좋은 언론, 건강한 언론이 되려면 권력과 자본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민사회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아야죠. 단 극단적인 목소리를 배제해야죠. 제가 그걸 한번 해보겠다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 보면 권력이나 자본의 부당한 압력에 명분을 가지고 반대할 수 있는 거죠. 케이블도 엄연한 공공재인데, 공공재를 어떻게 쓰느냐는 그 기준을 시민사회에 두는 게 당연하죠. 제 기준은 늘 같아요. '시선집중'에서 매일 하던 얘기, "청취자(시청자) 여러분만 믿고 갑니다"가 핵심이에요.
그 청취자들이 배신 당했다고 생각한다니까요.
'시선집중' 게시판 보면 격려 해주는 분들이 많아요. 이렇게 논쟁에 빠질 선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마음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시청자를 믿고 시민사회를 믿고 가 볼게요. 해서 안 되면? 실패한 언론인으로 남아도 상관없어요.
30년 쌓아온 게 다 무너져도 상관없어요?
30년 쌓아온 건 뭐고, 무너지는 건 또 뭔가요? 그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판단해주는 거죠. 저는 사람들의 이미지 속에 있었지, 저 개인으로 존재한 적이 별로 없어요. 이번 선택의 성패도 그 이미지 속에서 결정되겠죠. 그런데 어찌 보면 이번에 처음으로 내가 결정을 한 거예요. 그러니 성공하든 픗槿溝?끝을 봐야죠.
손 사장은 몇 해 전 한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최선을 다해 선택을 하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정당한 방법으로 증명해 보이세요." 그 숙제는 이제 그의 몫이 됐다.
"누구에게나 '첫 마음'이란 게 있잖아요. 제가 언론에 발을 디디면서 가졌던 초심, 그걸 지키기 못해 야단을 맞은 적도 있지만, 변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자꾸 강조하는데 낼 모레면 환갑이라(웃음) 판단력이 흐려져 과연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인지 확신을 못할 때도 있죠. 다른 사람들 보기에 아니다 싶을 때고 있을 테고. 첫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죠."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이희정 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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