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도서전에서 라가치 대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논장 발행)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잔뜩 들어 있는 보물 보따리다. 첫장을 펼치면 누런 포장지를 동그랗게 오려 내 만든 그릇 모양의 반원 네 개가 나온다. 작가는 전작에서처럼 이 반원을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시켜 나간다. 네 개의 그릇은 별안간 비가 쏟아질 때 우산이 될 수도 있고, 해가 쨍쨍 날 때 선글라스가 되기도 한다. 이상한 나라에서도 필요하고, 재미있으면서 슬픈 책을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상의 불평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네 개의 그릇으ㄹ 어떤 사람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나, 어떤 사람은 너무 적게 가지고 있다. 작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장기인 콜라주기법을 이용해 감각적인 장면들을 연출했는데, 이번에는 버려진 책들을 활용했다.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는 네 개의 그릇이 선사하는 시각적 즐거움뿐 아니라, 책 안에서는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토대로 풍성한 사유와 소통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이지원 옮김. 6세 이상ㆍ1만2,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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