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첫 국내 공식 정상회담 파트너가 '아프리카'로 확정됐다. 풍부한 에너지ㆍ자원을 무기로 고속 성장 중인 검은 대륙을 대상으로 자원 외교의 시동을 거는 동시에 '새마을운동 세일즈' 등을 통해 중국과 일본의 발언권이 거세지는 이 지역에서의 한국의 운신 공간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23일 오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아르만도 게부자 모잠비크 대통령이 박 대통령 초청으로 각각 29~31일, 다음달 3~6일 공식 방한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30일엔 무세베니 대통령, 다음달 4일엔 게부자 대통령과 공식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긴 했지만 공식 초청을 통해 국내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는 이들이 처음이다. 두 아프리카 정상의 한국 방문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들과 통상ㆍ투자, 에너지ㆍ자원, 새마을운동, 개발협력,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우간다와 모잠비크가 첫 국내 정상회담 대상국이 된 데는 일단 올해가 한-우간다 수교 50주년, 한-모잠비크 수교 20주년 등 '꺾어지는 해'라는 상징성이 고려됐다. 하지만 보다 근원적인 배경엔 두 나라가 아프리카의 자원 부국인데다 고도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인프라 건설 등 우리 기업들의 투자 요인이 많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우간다는 '아프리카의 박정희'로 불리는 무세베니 대통령의 장기 집권 이후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지난 10년 간 평균 7%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부 지역에서는 석유까지 발견됐다. 동아프리카 3대 지역기구 의장국이기도 하다. 모잠비크 역시 북부 해상광구에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됐고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은 9.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아프리카는 막대한 자원의 보고이자 지구촌에 남은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우리의 중요한 상생협력 파트너로 부상 중"이라며 "특히 우간다와 모잠비크는 정치적 안정과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는 모범적 국가로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협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프리카는 소중한 파트너"라며 산업기반 구축과 현지 인력 양성 등에 참여 의지를 밝혔다.
두 정상의 방한 일정도 자원과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경우 경제 4단체 주최 만찬 및 산업시설 시찰, 게부자 대통령은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 기지와 송도신도시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운동 등 우리의 개발경험 공유를 통한 아프리카와의 맞춤형 개발협력 체제 구축도 주요 의제다. 이를 위해 무세베니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농촌진흥청과 새마을운동중앙회 방문이 포함됐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2008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우간다 방문 당시 만난 인연도 있어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한 얘기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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